[단상지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거는 기대

  •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 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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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3  |  수정 2023-02-13 06:56  |  발행일 2023-02-13 제25면

[단상지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거는 기대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 전 청와대 행정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예상대로 당 대표 후보로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등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최고위원 후보자도 8명으로 압축되었다. 앞으로 한 달간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와 방송토론회가 예정되어 있다. 정권교체 후 여당의 진면목을 보여줄 첫 전당대회이다. 국민의 관심도 크고 향후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실패가 직결되어 있다. 초반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전당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당대회는 유럽식과 미국식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유럽, 특히 영국의 정당들은 매년 3∼4일간의 정책 중심의 대회를 개최한다. 새로운 정치노선을 결정하고 어젠다를 재정비한다.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벌어진다. 토론의 승자가 지도부로 선출된다. 반면 미국 정당들은 4년마다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연다.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 경선을 치른다. 정책 공약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후보 선출이 우선이다. 정책의 재정립(realignment)과 지도부의 선출이 전당대회의 메인이다.

먼저 국민의힘은 정당의 존재 이유를 성찰하고 그 역할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당은 국민과 정치를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이다. 국민의 요구를 수렴하여 정책으로 만들고, 공직 후보자를 선출하는 기능도 한다. 선거 과정에서는 홍보와 조직을 통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국민에 대한 민주주의 교육의 주체이기도 하다. 소중한 국민의 세금으로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오늘날 정당의 현실은 목표 미달이다. 대국민의 신뢰도는 바닥이고 정당 무용론까지 등장했다. 정치 민주화의 큰 장애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하지만 정치학자 샷슈나이더는 '정당 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당으로서의 사명을 다해 왔는지 성찰이 필요하다.

둘째, 후보자들은 집권 여당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수직적 뒷받침이든 수평적 역할론이든 집중 토론이 있어야 한다. 정부 핵심 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의지와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정부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영영 정권을 잡지 못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작년 대선을 통해서 기사회생했다. 그것도 대선 후보를 외부에서 영입해 간발의 차이로 승리했다. 집권 이후에도 불안한 국정이 이어지고 있다. 대내외 정치와 경제의 환경은 최악이다. 내년 4월 총선에 내놓을 성적표가 필요하다. 후보들 저마다 총선 승리의 적임자를 주장한다. 능력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에 있다.

결국은 사람이다. 대표 후보자 4인 4색의 장단점이 있다. 정치적인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정통 보수의 김기현 후보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황교안, 왼쪽으로는 안철수와 천하람 후보가 있다. 60대 세 후보에 30대 신예의 후보도 있다. 경쟁 구도가 선명하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수록 기반이 확장될 것이다. 다만 '친윤'과 '반윤' 계파적인 구도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창의적인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후보들의 가치와 철학, 어젠다와 정책을 토론하는 뜨거운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국민과 당원이 감동하면 후유증 없는 대통합의 장이 될 수 있다.

정당은 '동일한 정치적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획득하려는 정치집단'이다. 역으로 권력은 수단이고, 국민의 이익을 달성하는 목적적 집단이 정당이다. 국민의힘이 이런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서성교(건국대 특임교수· 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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