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카운트…88년 복싱 금메달 박시헌 선수 실화, 유쾌하게 변주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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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7  |  수정 2023-02-17 09:40  |  발행일 2023-02-17 제39면
[금주의 영화] 카운트…88년 복싱 금메달 박시헌 선수 실화, 유쾌하게 변주

88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 원치 않는 이유로 복싱을 포기했던 남자가 다시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이 가슴 뭉클하다.

'범죄도시'에서 개성 있는 조연으로 눈길을 끈 진선규 배우가 첫 주연을 맡아 장편에 도전했다. 영화·드라마·뮤지컬 등을 넘나들며 맹활약 중인 배우 오나라는 시헌의 아내역을 맡아 진선규와 알콩달콩 케미를 보여주고, 고창석·성유빈·장동주 등 실력파 조역은 극에 감칠맛을 더한다.

시헌은 198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지만 지금은 고교 체육선생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선수생활 은퇴 후 남은 건 고집뿐, 모두를 열 받게 하는 마이웨이 행보로 주변 사람의 속을 썩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 분)를 알게 된다. 시헌은 10여 년간 잊고 있었던 복싱을 떠올리고, 학교에 복싱부를 만들기로 하는데….

영화 카운트는 경남 창원시가 제작 지원을 했다. 따라서 구수하고 찰진 경상도 사투리가 시선을 잡아끄는가 하면 진해 경화역·안민고개·행암마을, 탑산 등 벚꽃 만발한 남도의 봄 풍경이 덤으로 펼쳐진다. 겉보기엔 예측불허 제멋대로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헌과 제자들이 세상을 향해 한 방을 날리는 과정에서 수시로 웃음보가 터지기도 한다.

링 위에서 펼치는 현란하고 실감나는 복싱 장면을 위해 배우들이 기울인 노력도 대단하다. 진선규는 "37살 때부터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두 달 반 전부터 일주일에 2~3회씩 체육관에 가서 틈만 나면 연습을 했다"고 촬영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권혁재 감독은 "실제 88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를 모티브로 했다. 전체적인 복싱부 제자들과 가족·스승 이야기 등은 새롭게 만든 것"이라며 "유쾌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어떤 순간은 가슴 먹먹할 수도 있다. 시헌이 자신보다 어린 친구들과 성장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안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장르:드라마 등급:12세 관람가)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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