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마음만은 무너지지 마세요" 대구경북 성금·구호품 잇따라 보내

  • 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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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9 16:24  |  수정 2023-02-20 09:07  |  발행일 2023-02-20
대구·경북 지진피해 돕기 온정
서문시장 상인들 판매하던 상품 기증
경주시, 구호금 5만달러 마련할 계획
대구달서구, 예비비 1만400달러 지원
경산시·성주군 직원 성금 모아 전달

규모 7.8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와 시리아 이재민을 돕기 위한 대구경북의 모금활동과 구호품 전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진 사망자 수가 4만여 명을 넘어선 지금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도민들은 형제의 나라 국민이 마음만은 무너지지 않길 바라며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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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는 튀르키에·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구호물품 전달식을 가졌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제공

◆서문시장 상인 팔던 물건 내놔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이 지난 15일 자신들이 판매하던 물품을 구호품(4천900만원 상당)으로 내놨다. 

 

앞서 상가연합회의 구호품 전달 제안을 받은 상인들은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다.참여 상가는 1지구(2층), 5지구, 동산상가, 명품프라자, 아진상가 등이다. 주요 구호품은 겨울외투·아동복·속옷 등 의류를 비롯해 주방용품·잡화·담요다. 

 

구호품은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이 지정한 인천 물류창고로 보내졌다. 대구 중구청에선 구호품을 전달할 차량을 지원했다. 구호품 전달식에 참석한 류규하 중구청장은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관계자들과 함께 직접 구호품을 트럭에 실었다. 

 

상가연합회 관계자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기부 덕분에 상당한 양의 구호품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튀르키예는 영원한 형제나라다. 도움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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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15일 사흘간 재문화엑스포 임직원은 튀르키예 강진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과 구호품을 모아 전달했다. 사진은 재문화엑스포 임직원이 모은 성금과 구호 물품 전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엑스포 제공
◆'지진 동병상련' 느끼는 경주

경북은 2001년 튀르키예 불사주와 자매결연을 했으며, 2013년에는 이스탄불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공동 개최하는 등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몇년 전 지진으로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는 경주시는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고 있다. 

 

경주시는 구호활동·피해복구에 쓰일 구호금 5만 달러(약 6천350만원)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주시 국제화 촉진 및 국제 교류 협력 증진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시의회와 논의해 예비비를 편성한다. <재>문화엑스포는 지난 13~15일 자율적으로 성금을 모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다. 또 겨울의류, 속옷, 텐트, 담요, 침낭, 보온병, 식품, 기저귀와 위생 물품 등을 기부받아 전했다. 

 

류희림 문화엑스포 대표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통해 맺어진 각별한 인연이 있는데 강진 피해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고,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진 상처를 겪어 본 경주시는 튀르키예 국민의 아픔이 남일 같지 않다"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에게 경주시민 온정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북도의회는 도의원 60명과 사무처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금한 구호성금 832만원을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 전달했다. 배한철 의장은 "대지진 참사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심각한 지진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기적적인 인명구조와 피해복구가 조속히 이뤄져 이재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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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일(오른쪽) 경산시장이 지난 14일 지진 피해를 본 튀르키예에 보낼 구호물품을 상자에 담고 있다. 경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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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달서구청장과 김해철 달서구의회 의장이 성금 전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달서구청 제공
◆기관·단체 "도움과 위로 되길"

영주시 가흥2동 8개 도움단체는 지난 16일 이불·내복·방한복·양말·물티슈·수건·라면 등 생필품과 긴급구호 물품(총 200여 만원 상당)을 십시일반 모아 전달했다. 영주시 사랑회(회장 이소영) 회원들 또한 텀블러·담요·양말 등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구호품 분류 작업엔 도움단체 회원들이 함께했고, 인천까지 택배 발송에 소요되는 비용은 가흥2동 나누 미인(美人) 후원금을 통해 충당했다. 정근섭 가흥2동장은 "온기가 먼 타국까지 잘 전달돼 튀르키예 국민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청과 달서구의회는 예비비를 사용해 1만4백 달러를 지원한다. 해당 금액은 공교롭게도 달서구 거주 외국인 수(1만398명)와 거의 일치한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강진 피해를 입은 형제국가의 국민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직원 1천300여명이 모금한 성금 1천만원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겨울용 의류와 위생용품, 캔으로 된 음식 등은 70여 개의 긴급 구호물품 상자에 담아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보내진다. 조현일 경산시장은"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켜내도록 도와준 국가"라며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주군은 공무원노조와 함께 모금운동에 나서 하루 만에 300여 명의 직원이 동참해 700여만원을 거뒀다. 성금은 긴급구호 계좌를 통해 대한적십자사로 신속히 기탁 처리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우리 공직자의 작은 보탬이 이재민에게 희망의 빛과 소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성주군의회는 지난 15일 대한적십자사에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김성우 의장은 "튀르키예 국민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지원을 군민들에게도 부탁한다"고 했다.


이남영·장석원·송종욱·손병현·윤제호·석현철·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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