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경북을 바꾸는 힘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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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2 06:45  |  수정 2023-02-22 09:15  |  발행일 2023-02-22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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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많이 아는 도지사가 아니라 사상가(思想家)가 됐다."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월3일 경북도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두고 한 말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교육과 공부는 위대하고, 미래사회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이 도지사가 보여주고 있다"고도 했다. 

 

 

사상가라는 표현이 덕담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2개 대학의 총장을 역임한 우 위원장이 한 말이라 무게감이 있다. 

 

최근 동영상으로 특강을 들어보니, 우 위원장이 다방면에 상당한 깊이를 가진 이 도지사의 식견을 인정한 것은 분명했다. 특강 때 좌중을 웃게 했던 우 위원장의 "(이 도지사가) 예전에는 안 그랬다"라는 멘트는, 필자의 기억 속에 있는 예전의 이철우를 떠올리게 했다. 

 

필자가 이 도지사를 처음 본 것은 2007년 1월. 당시 필자는 경북도청 출입기자였고, 그는 정무부지사(지금의 경제부지사)였다. 6개월 동안 경북도 담당 기자로 봤던 이철우 정무부지사에 대한 기억은 국정원 출신에 두주불사(斗酒不辭)형이면서 친화력이 특별하게 뛰어난, 정치에 관심 많은 인물이었다. 이후 이철우는 3선 국회의원을 거쳐 재선 경북도지사가 됐다. 국회의원 시절과 초선 도지사 때, 그와 긴 얘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이달 초, 필자가 경북본사 총괄국장이란 보직으로 만난 이 도지사는 이전과 분명 달랐다. 우리나라 산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서부터 고령화 시대의 대응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설명했다. 그가 주창하는 지방시대에 대해서는 분명한 철학이 있었다. 

 

어디서 이런 것들을 배웠냐는 필자의 질문에 이 도지사는 '화공'에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화공은 매주 화요일 공부하는 모임이라는 의미로, 이철우가 도지사가 된 이후 매주 화요일 오전 7시20분부터 8시50분까지 경북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각계 전문가들을 불러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우동기 위원장의 특강은 201번째 화공이다. 

 

요즘 세상은 워낙 급변해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세상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 세계적인 석학 마우로 기옌 교수가 2020년에 쓴 책 '2030 축의 전환'에  '10년 후 지금의 세상은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올해 들어 우리는 채팅 인공지능 챗GPT를 마주하고 있다. NFT, 메타버스가 구체적으로 뭔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챗GPT에 적응하면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미 5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는 학자가 있다. 

 

이런 시대에 경북도 행정을 책임지는 도지사가, 나아가 일선 현장의 공무원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배우고 익혀 이에 맞춰 일을 한다면 경북은 살기 좋아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의 공부가 경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때마침 작년 7월 취임한 김장호 구미시장이 화공을 벤치마킹해 '수공'을 하고 있다. 김 시장은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화공의 효과를 잘 안다. 경북도에서 시작된 공무원의 공부하는 분위기가 구미를 넘어 경북지역 다른 지자체로 전파되면, 경북 발전은 물론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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