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벚꽃나무 아래 비박 페스티벌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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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3  |  수정 2023-03-03 07:00  |  발행일 2023-03-03 제23면

독일어 비바크(biwak), 프랑스어 비브악(bivorac)은 야외에서 텐트를 치지 않고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밤을 지내는 일을 뜻하는 용어다. 등산을 하다가 악천후를 만나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쩔 수 없이 한데 잠을 자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용어가 일반화하면서 우리말로는 '비박'으로 굳어지고 있다. 비브악이 비(非)정상적인 잠(泊)을 잔다는 뜻이므로 의미와 소리가 비슷한 비박(非泊)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듯하다. 이런 비박은 실제로는 텐트를 사용한다는데서 텐트 없이 자는 비브악과 차이가 있지만 야영열풍을 타고 코로나19 시대의 트랜드가 된 듯하다. 이 비박은 준비물이 풍족한 글램핑이나 오토캠핑 보다 더 스릴있고 낭만적이어서 젊음과 어울린다.


상주의 청년 봉사단체인 상익회가 오는 4월 1일과 2일 상주북천시민공원에서 비박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 북천시민공원의 산책로에는 4㎞에 걸쳐 30~40년생 벚나무가 양쪽에 식재돼 있으며, 4월 1일쯤에는 벚꽃이 만발한다. 그래서인지 페스티벌도 명칭도 '벚꽃에 물든 상주 전국 비박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 참가자를 지난달 27일부터 모집하고 있는데 문제가 생겼다. 준비한 텐트는 250동 뿐인데, 벌써 참가 신청자가 500팀이 넘었다. 마감일까지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신청을 할 지 모른다. 이 때문에 당초 선착순 모집에서 추첨으로 참가자 선정 방식을 바꿨다. 경천섬 등으로 장소를 바꾸면 더 많은 인원의 참가가 가능하지만 지역 상가와의 연관성을 위해 시내와 가까운 북천을 택했단다. 젊은이들의 지역경제 생각이 가상하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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