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장 내 성폭력 미온 대처 '성평등 걸림돌' 선정 수모

  • 김기태,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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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8 20:30  |  수정 2023-03-08 17:59  |  발행일 2023-03-09
포항여성회 "성평등 걸림돌상" 전달 퍼포먼스
포스코, 직장 내 성폭력 미온 대처 성평등 걸림돌 선정 수모
포항여성회와 민주노총포항시지부는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후 포항시 남구 포스코 본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직장 내 성폭력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포항여성회 제공>

포스코가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 단체로 선정되는 수모를 당했다.

포항여성회와 민주노총 포항시지부는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후 2시 포항시 남구 포스코 본사 정문 앞에서 '포스코 성평등 걸림돌상' 전달 퍼포먼스를 개최했다.

포항여성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겸한 퍼포먼스에서 "우리 사회에 공고히 자리 잡은 가부장제 문화는 여전히 여성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며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겪고 있는 차별과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의 문제는 여전히 여성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발생한 포스코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남성 중심의 수직적 조직 문화가 원인이고, 대응 매뉴얼이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조직이 비밀유지 위반과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와 함께 임원들이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는 2차 피해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포스코는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안일한 태도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시민과 사회단체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의 대책 마련 촉구와 면담 요청에도 대응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들 단체는 "포스코가 성평등 걸림돌 단체로 선정된 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하고, 여성들이 안전하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과 조직문화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포항여성회 관계자는 "포스코 측에 성평등 걸림돌상을 직접 전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퍼포먼스 형식으로 전달식을 대신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제38회 한국여성대회'를 통해 "포스코가 지난해 직장 내 성희롱을 은폐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며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 단체로 선정한 바 있다.

이날 대구여성회는 '여성선언문'을 발표하고 정부와 지역의 성평등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선 시기 '여가부 폐지' 이슈로 우리나라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의 후퇴와 전문적인 연구기관의 통폐합이 구체화됐다"며 "대구는 4개 기관을 통폐합해 여성문제 전문 연구 기능을 없앴다. 경북은 그나마 있던 아이여성행복국을 폐지하고 여성아동정책관으로 축소시키면서 퇴행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경북지역 성평등 현주소는 전국 최하위권"이라며 "선진국은 성평등 정책실현과 여성노동권 보장, 전 사회적인 성평등문화 확산이 저출생 문제의 해결책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위기 속 여성의 노동 현실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으며, 일에 따라 달라지는 직무급제의 전환 도입은 성별직종 분리에 더해 성별임금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이동현기자 shine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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