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쏘아올린 '가창 수성구 편입'에 달성군 '술렁'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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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3 19:08  |  수정 2023-03-13 19:59  |  발행일 2023-03-14 제2면
가창면 일선 공무원, 좌불안석
주민은 땅값 상승보단 다른 불이익 우려
가창면
13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로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곳은 가창면 행정복지센터 등 각종 공공기관이 집결돼 있는 지역 중심지다. 강승규 기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음만 뒤숭숭합니다."


13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로 일원에서 열린 '가창면소(시니어클럽의 국수 전문점)' 개소식 때 만난 한 지역 주민이 던진 말이다. 이날 개소식은 지난 9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추진' 계획을 언급한 뒤, 지역에서 열린 첫 행사다. 면 단위 작은 행사임에도 1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개소식 시작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수성구 편입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을 이어 갔다.


익명을 요구한 관변단체 한 임원은 "가창의 수성구 편입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 달성군 전체로 봤을 때 인구 30만명 돌파를 학수고대하는 상황이고, 전국 군 단위 인구 1위도 울산 울주군에 빼앗길 수 있다"고 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이날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개소식 인사말에서 "그동안 가창면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땐 최 군수는 "중요한 것은 가창면 주민들이 어디에 소속돼 있느냐가 아니라, 지역 발전과 주민 생각이다. 이 부분은 달성군, 대구시, 주민 모두 한 마음일 것"이라며 "언론에서 재산권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가창면에 소홀하거나 외면받지 않도록 달성군의회와 함께 예산에서부터 확실히 챙기도록 하겠다"며 "군민 여러분이 잘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창면이 수성구로 편입되면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도 일정 부분 손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세수는 대략 155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보험료 22% 경감 혜택과 농어촌 고교생 대학 특례 입학 대상(모집인원 4% 한도 내 선발)에서 제외된다. 등록면허세(150~350%)와 지방교육세(15%)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가창면 공무원도 좌불안석이다. 한 공무원은 "그동안 달성에서 공직 생활을 했는데, 수성구청 소속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수성구 편입을 반기는 주민도 적지 않았다. 대다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했다. 현재 수성구 생활권임에도 불구하고 행정권은 달성군에 있어 생기는 불편함도 사라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부자 동네'로 인식된 수성구 주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대구의 강남 8학군'으로 불리는 수성 학군을 누릴 수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가창면 삼산리에서 20여 년째 거주 중인 김모씨는 "수성구로 편입되면 당장 살고 있는 집값과 땅값이 오를 것"이라며 "대구시 차원에서 연계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역 발전도 지금보다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일각에서 나돌고 있는 시립 화장장(명복공원) 이전설과 관련, 대구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명복공원 현대화를 위한 용역 결과가 오는 8월 말쯤 나오면 사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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