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인권위원장 "이슬람사원 건축 관련 혐오·차별 멈춰야"

국가인권위원회 CI.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3년째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건축과 관련해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이 이슬람 문화에서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이용해 사원 건축 저지 행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송 인권위원장은 16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3월21일)'을 앞두고 성명을 통해 "건립 중인 모스크(이슬람사원) 앞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해 이슬람 문화를 비하하고 적대감을 표출하는 행위는 인종과 종교를 이유로 한 소수자에 대한 전형적인 혐오 표현"이라며 "대구시와 북구청 등 권한 있는 행정기관은 혐오와 차별 행위에 대한 대응과 회복, 재발 방지를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달 2일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로 구성된 이슬람 사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원 건설 현장 앞에서 '국민 잔치' 열어 시민들에게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제공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이어 "지역사회와 대구시민들은 이상에 스며든 혐오를 경계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해 무슬림과 주민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정부는 국제 인권 규범에 따라 이러한 혐오 표현에 담긴 불관용과 차별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인권위는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과 관련해 지속적인 목소리를 냈다. 2021년 10월에는 중단됐던 이슬람사원 건축 재개를 위해 대구시와 북구청이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지난달 28일에는 국회에서 '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관련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인권위는 오는 24일 오후 4시 대구인권사무소에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2020년 9월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 이슬람사원 건축 공사가 시작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공사가 지연됐다. 이에 북구청이 공사중지명령을 내렸고, 건축주측이 공사중지명령 취소 청구소송을 내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단체가 공사장 앞에 돼지고기를 이용해 바비큐 파티를 벌이고, 돼지머리를 놔두는 등 갈등이 심화됐다.

한편 지난해 10월 처음 사원 건축 현장에 놓였던 돼지머리는 최근 이슬람사원건립 반대 비대위측에서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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