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초중고생 학업성취도 하락…학생 외면 대학 스스로 문닫아야"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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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30 17:44  |  수정 2023-03-30 17:49  |  발행일 2023-03-30
평준화·획일화 교육을 맞춤형 교육 제공 AI 기반교육으로
KDI건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이 30일 " 2010년대 이후 최상위 수준의 초·중등교육 투자에도 불구하고, 초중고 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지속 하락하는 등 교육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성민 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이날 열린 '제2차 KDI 국가미래전략 컨퍼런스'에서 "평준화·획일화에 중점을 둔 교육 시스템에 기인하는 것으로 개별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등 교실 수업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KDI에 따르면 최근 학생 1인당 초·중등교육 교육 투자비는 OECD 평균에 비해 1.4배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상위학력 비율도 감소하는 등 학업 수준의 전반적 하향평준화 현상이 감지된다.

한성민 실장은 "평균적인 수준에 맞춰 똑같은 교육을 제공하던 기존 수업방식을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며, 교육에 대한 접근성 또한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의 대학 구조조정이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고영선 KDI 연구부원장은 "대학들은 상대적 강점 분야에 특화하기보다 학과 수를 늘리면서 개별 학과 규모는 축소하는 등 특성화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신입생 충원율, 입학 경쟁률, 취업률 등에 투영된 수요자들의 선호가 정원조정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치적 압력에 노출되거나 대학의 자율 및 창의를 저해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고영선 부원장은 대학교육의 공급측 및 수요측 문제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 부원장은 공급측 문제로 교수 등 이해관계자의 반발, 대학 지배구조의 취약성, 국립대학의 연성예산제약을 꼽았다. 연성예산제약(Soft Budget Constraint)이란 세출결산이 세입예산을 초과하는 현상이다.

또 수요측 문제로는 적절한 정보 없이 성적에 맞춰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발로 하는 투표(Voting By Feet)'를 제시했다. 발로 하는 투표란 물리적 이동 등의 자발적인 참여나 철수를 통해 개인의 선호를 나타내는 것이다.

고 부원장은 "향후 대학 구조개혁은 학생들의 '발로 하는 투표'를 유도해 수요자가 외면하는 대학은 스스로 문을 닫도록 해야 한다"며 "'대학알리미'의 유용성을 개선해 수요자들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개편하고, 졸업생 연봉 등 취업의 질에 관한 정보, 대학 및 학과별 취업률 전국 순위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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