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졸업생'에서 중학생이 된 최민상 군 "친구들이 생기고 시끌벅적해져서 좋아요"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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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5 08:37  |  수정 2023-04-17 08:56  |  발행일 2023-04-15
6학년 당시 1년 동안 교사와 단둘이 수업

중학교 진학 후 동급생 4명이 늘고 학교도 적응 중

지난 3년간 경북에서 사라진 초등학교 8곳

학생 수도 꾸준히 감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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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명인중학교로 진학한 최민상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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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최민상군이 동급생들과 과학 수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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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상군(오른쪽에서 2번째)과 같은 반 친구들 모습.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겼다는 게 좋은 점이에요."

지난 5일 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명인중학교에서 만난 최민상(13)군은 중학생이 된 소감에 대해 "친구들이 생기고 교실이 시끌벅적해져서 좋다"고 말했다.

최군은 지난 2월 경북 성주군 대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제54회 졸업식'의 주인공(영남일보 2월 12일 1면 보도)이다. 해당 졸업식의 경우 졸업생이 '한 명' 밖에 없는 특별한 행사로 최군이 없었으면 열리지 못했을 졸업식이었다. 그는 지난해 1월 대구에서 대동초등으로 전 학와 동급생 없이 1년 동안 담임 선생님과 '단둘이' 수업을 했다. 졸업 후에는 인근에 위치한 명인중학교로 진학했다.

현재 최군의 동급생은 4명으로 전교생은 총 5명이다. 올해 입학한 대구의 중학생 1학년 평균 학급당 학생 수(25명)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적은 인원으로 이뤄진 반임에도 해당 교실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이 날 3·4교시는 과학실에서 이뤄진 '지구 내부 구조 모형 만들기'수업. 최군은 지점토를 이용해 각 층을 구별하는 모형을 만드는 중이었다. 선생님과 친구들과 소통하며 수업을 듣는 최군은 약 2달 전보다 훨씬 밝은 표정이었다.

중학생이 돼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군은 "초등학교 때보다 모든 게 더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두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책상밖에 없던 교실에는 4개의 책상이 더 늘어났고, 반 친구들도 4명이 더 늘어났다. 최군은 "친구들과 점심시간에 축구도 하고 쉬는 시간에 같이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며 "앞으로 캠핑 등 다양한 활동도 기대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중학교에 진학 후 최군도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최군의 집에 놀러오는 같은 반 친구도 생겼고 주말이면 같이 대구로 놀러 갈 친구도 생겼다. 이처럼 최군의 학교생활은 더욱 풍성해졌다.

최군은 학교에 잘 적응 중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이정재 담임선생님은 "민상이의 경우 상당히 순수하다. 혼자 생활하고 올라왔지만 친구들과 친해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이 금방 친해졌다"며 "다른 학년 학생들도 민상이를 잘 챙겨준다"고 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명인중학교 전교생은 27명(1학년 5명, 2학년 9명, 3학년 13명)에 불과하다. 전교생의 수가 대구지역 내 중학교 평균 학급당 학생 수(24.4)와 비슷하다. 적은 인원이지만 학생들끼리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선생님은 "학생 수가 적다는 것에 대한 단점은 없다"며 "소규모인 만큼 학생들을 세심하게 챙겨줄 수 있고 지원하는 규모도 크다 보니 학생들의 행복지수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북지역 전체를 보면 최군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후배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경북에서 사라진 초등학교는 총 8곳이다. 또 매년 학생 수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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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최민상군이 쉬는 시간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있다.

경북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의 경우 2021년 19.9명, 2022년 19.4명, 올해 19.0명이다. 중학교의 경우 2021년 21.5명, 2022년은 21.4명, 올해는 21.1명, 고등학교는 2021년 20.9명, 2022년 20.3명, 올해 20.4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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