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물고기 병 치료하는 경북 양식장 '魚의사'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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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8  |  수정 2023-04-18 07:58  |  발행일 2023-04-18 제21면
道공수산질병관리사 이상민씨

7년째 어장 360개소 예찰 활동

"질병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

적기처치로 폐사 차단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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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공수산질병관리사가 포항 양식장에서 넙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상민씨 제공〉

"적절한 시기에 어장을 방문해 질병이 번지는 걸 막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경북도 공수산질병관리사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상민(35)씨는 경북을 대표하는 물고기 치료 전문가다. 공수산질병관리사는 어장을 돌면서 물고기의 상태와 질병 유무 등을 확인하는 '물고기 의사'로, 양식장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한다. 이씨는 "물고기도 사람과 같이 어릴 때 질병이 많이 발생한다"며 "치어를 본격적으로 투입하는 입식 시기에 맞춰 양식장을 방문해 물고기 상태와 사육 상태 등을 살핀다"고 말했다.

수산질병관리사는 2002년 '기르는 어업 육성법'을 기초로 국내에 정착된 이후 현재 전국 각지에서 어·패류 등 수산생물을 치료하고 있다. 수산질병관리사 중 민간이 아닌 공적 기관에서 활동하는 경우 공수산질병관리사라고 부른다. 경북에는 이씨를 포함해 3명의 공수산질병관리사가 있다. 이들은 경북 내 담수양식장 140개소, 해양양식장 220개소를 담당하며 예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씨는 "안동과 예천 등 내륙에는 무지개송어·뱀장어·향어 양식장이 주로 위치하고, 동해안 쪽은 강도다리·넙치·우럭 양식장이 분포하고 있다"며 "주로 여름철이 바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에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일이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공수산질병관리사는 양식장에 빈번히 발생하는 백점병을 비롯해 세균성 질병(비브리오병 등), 기생충 등에 대한 예방 조치로 양식어민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질병 발생이 우려되는 시기에 맞춰 적절한 사육지침을 전달하는 등 양식어류와 양식어업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씨는 "질병이 너무 많이 악화됐거나 반대로 초반일 때 어민들이 물고기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적절한 응급처치로 별다른 폐사 없이 물고기를 출하한 어민들의 소식을 들을 때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지역 양식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서로 간 화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기르는 물고기가 아픈데, 이를 숨기면 수산질병관리사 역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다 함께 힘을 모아 지역 수산 생물의 안전을 지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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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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