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까지 급증하는 마약사범 "초등때부터 경각심 일깨워야"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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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6 17:34  |  수정 2023-04-16 19:33  |  발행일 2023-04-17
대구경찰청광수대,마약퇴치본부 능인중 예방교육
청소년기 투약 심각한 뇌손상
배달 알바 '드라퍼' 주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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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구 수성구 능인중에서 열린 마약퇴치·예방교육에서 3학년 학생들이 마약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 14일 오후 대구 능인중학교에서 3학년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마약류 오남용 예방 교육이 펼쳐졌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음료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마약 범죄 및 유통 문제가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한 대구경찰청이 유사·모방 범죄를 막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날 교육은 대구 수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주최해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와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범죄 사례, 예방 방법 등을 교육했다.

김도현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경위는 "예전에는 마약에 대해 잘 모르는 나이에 오히려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어 어릴 때부터 교육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증하면서 초등학생 때부터 올바른 교육을 통해 마약에 손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경위는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료, 사탕, 피로 회복제 등은 되도록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약은 누구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범죄 사례를 통해 마약 중독으로 어떻게 삶이 망가지는지도 설명했다. 김 경위는 "한 20대 초반 여성은 수면제 성분이 들어간 약을 매일 180알씩 먹으며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우고 있다. 7년여간 마치 숨어지내듯 마약과 관련된 모든 인간관계 및 접촉을 피해왔던 50대 남성은 단 한 순간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다시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약 투약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비정상적인 경로로 판매하는 약도 먹어서는 안 되고, 고수익 알바라며 마약을 배달하도록 시키는 '드라퍼' 또한 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은 써먹고 버리기 쉬운 대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잡힌다고 보면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예방 교육 강사로 나선 김현아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부본부장은 "마약은 기억과 감정 등 일상생활 전반을 암흑으로 만들고, 자신의 의지로는 끊을 수 없다.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마약을 접하게 되면 심각한 뇌 손상까지 이어진다"며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더 빨리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고, 마약 또한 빨리 손에 넣을 수 있다. 마약이 가진 심각한 의존성, 내성성, 금단증상 등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피해도 크기 때문에 유혹이 다가오더라도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교육을 받은 편지성(15) 군은 "이전에는 마약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가지지 못했지만, 오늘 구체적인 위험성 및 사례를 들으면서 조심해야겠다는 경각심이 생겼다"며 "호기심조차 가지지 말아야겠다고 느꼈고, 다른 학교 및 학생들 모두 이같은 교육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이날 마약류 범죄 척결을 위해 김수영 청장을 단장으로 한 합동단속추진단을 구성했다. 추진단은 경찰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범죄에 대한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다크웹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마약 유통도 철저히 단속할 방침이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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