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기록을 남긴 사람들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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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9  |  수정 2023-04-19 06:40  |  발행일 2023-04-19 제27면

주흘산은 산 전체가 경북 문경에 있는 문경의 진산이다. 보통 큰 산이 도(道)나 시·군 경계 선상에 있는 것과 달리 온전한 문경의 산이다. 나란히 있는 조령산은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의 경계에 있다.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의 계곡이 문경새재다. 두 개의 큰 산 사이에 있는 문경새재는 풍광이 뛰어날 뿐 아니라 계곡 사이 황톳길이 완만하고 넓어 예로부터 한양으로 가던 과거 길로 쓰이던 영남대로이자 지금은 맨발 걷기의 최적지로 이름을 얻고 있는 힐링의 명소다.

문경새재가 좋아 서울에서 22년간 688번을 다녀간 인물이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1985년부터 2007년까지 거의 매주 문경새재 제1 관문에서 제2 관문까지 옛길을 걸어서 가거나 나중에는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방문했다. 그만큼 문경새재를 사랑했다. 그는 100회 방문 때마다 제2 관문 부근에 주목 1그루를 심었고 현재 6그루가 나란히 잘 자라고 있다. 이분만큼이나 주흘산을 사랑한 사람도 있었다. 전직 경찰관으로 1999년부터 최근까지 24년간 1천76m의 주흘산을 700번이나 올랐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시간만 나면 이 산에 올랐다. 그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정상이나 등산 코스 중간의 풍경을 찍어 보내곤 했다. 몇 년간 그가 보낸 사진을 보면 계절의 변화도 느끼고 꾸준하게 등산을 하는 성실함도 엿보인다.

문경새재 688회 방문이나 주흘산 700회 등반 자체도 감동적이지만 그 과정을 잊지 않고 기록을 했다는 점도 대단하다. 지역의 자연경관이나 관광지를 홍보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들처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가장 으뜸인 듯하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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