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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0시30분 전날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구 한 재활용 공장에서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경찰 등이 현장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
16일 오전 10시30분쯤 대구 서구 중리동 서대구산업단지 일대 공중에는 매캐한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소방차에서는 전날 재활용 공장 화재의 잔불을 정리하기 위해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곳곳에 배치된 소방차로 인해 도로가 혼잡해져 경찰은 교통정리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화재 연기로 인해 제대로 숨을 쉴 수도 없어 인근을 지나가는 주민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은 채 지나가기도 했다. 중리동 주민 최모씨(51)는 "종종 공장 화재가 발생하곤 하지만 이번에는 화재 규모도 커서 그런지 온 동네에 탄내가 진동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정리가 돼서 온전한 일상을 찾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24분쯤 대구 서구 중리동 한 재활용 공장에서 난 불은 9시간10여분 만인 16일 오전 2시37분을 기해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7개 업체가 전소 피해를 입었고, 7개 업체는 불이 번져 부분 피해를 입었다. 해당 블록 내에는 건물 총 51개동이 있다.
이날 오전부터는 현장 합동 감식도 이루어졌다. 감식은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경찰 등이 함께 진행했다. 현장 감식은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공장 건물과 재활용 처리 설비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오는 19일에는 2차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화재가 시작된 공장은 시커멓게 그을려져 뼈대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감식이 이루어지고 있던 공장 내부 바닥은 화재 진압을 위해 뿌린 물이 재와 뒤섞여 있었고, 건전지를 비롯해 수많은 잔해물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거대한 내부 설비와 굴삭기도 불에 그을려 간신히 형태만 유지한 모양새였다.
불이 번져 피해를 입은 인근 공장 직원들은 공장 내부에서 불에 타지 않은 원자재 등을 밖으로 꺼내느라 분주했다. 인근 공장 직원 A씨는 "오며가며 직원들과 마주치는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돼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일부 불이 번진 공장에서는 자재를 옮기고 얼마나 피해가 있었는지 확인하느라 다들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전날 불이 나자마자 대응 1단계를 시작으로 동원령 1호, 대응 3단계까지 내리는 등 총력 진화에 나서 화재 발생 3시간40여분 만인 15일 오후 9시10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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