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양식 어가, 고수온 대비 '초비상'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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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1  |  수정 2023-06-20 18:45  |  발행일 2023-06-21 제2면
올여름 고수온 발생 가능성에 피해 우려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으로 출하에 어려움

포항시, 어업인과 간담회 갖고 대책 논의
히트펌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세부수산에 설치된 히트펌프. 히트펌프는 수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올해 바다가 심상치 않습니다."


해수 온난화 현상 '엘니뇨'로 육지는 물론 바다에서도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해안 양식 어가들이 고수온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최근 남해 서부 해역 냉수대 세력 약화로 인해 올여름 고수온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발표를 하자, 과거 많은 피해를 봤던 동해안 어가들은 조만간 고수온이 양식장을 덮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0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석병리 세부수산의 박정빈 부대표는 "고수온이 두려워 지난해부터 그나마 높은 온도에 강한 넙치로 어종을 변경했다. 올해 바다가 평소와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우려했다. 또 "냉수대가 보통 7월까지 7∼8번 정도 와서 바다를 식혀주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단 한 번밖에 오지 않았다"며 "이대로 가면 제대로 대비가 되지 않은 어가들은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다"라고 했다.

포항은 지난 2016년 고수온으로 강도다리, 넙치, 우럭 등 72만여 마리가 폐사한 이래 지난해와 2020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고수온 피해가 발생했다.

고수온 피해를 본 어가들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전 물량을 대량 출하하는 방식으로 대비를 해 왔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공포에 수산물 소비가 바닥을 치면서 어종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박정빈 부대표는 "올해는 후쿠시마와 관련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며 아직 30~40%의 물량이 남아있다"며 "고수온이 덮치면 피해를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고수온 피해 최소화를 위해 어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22일 어업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고수온 피해 최소화를 논의할 방침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재해보험 가입 권유, 6월 중 양식어종 소비촉진, 액화산소 및 순환펌프 지원 등으로 고수온 대응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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