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향참나무장작구이의 '누룽지양파닭'은 양파의 씹는 맛까지 더해준다. |
한 집 건너 치킨집이 있고 한 동네에 브랜드별로 치킨집이 그득하다. 바야흐로 대(大)통닭의 시대다.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에 튀기지 않고 구운 치킨…. 그 중에서도 대구 북구 서변동의 시골향참나무장작구이는 특별하다. 시골향참나무장작구이는 누룽지통닭을 판다.
가게 내부로 들어가다 보이는 통유리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통닭구이가 보인다. 그 밑에는 장작이 열기를 뿜고 있다. 1차원적으로 열을 가해 조리되는, 그저 통닭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이게 한 것인데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간다. 그 통닭구이 아래에 누룽지가 있다. 누룽지와 통닭이 포개져 있다. 직관적이다. 각각 다르게 만들어진 음식이 하나가 돼 조화롭다.
먹기 좋게 통닭을 잘 해체하자, 기름기가 없어 느끼하지 않고 속은 촉촉한 닭고기가 입맛을 돋게 한다. 통닭을 어느 정도 먹다 보면 누룽지가 더 잘 보인다. 누룽지를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 한 입 먹는다. 누룽지와 함께 먹는 닭고기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바삭한 통닭에 구수한 누룽지의 조합, 단조로울 수 있는 이 요리는 담백하다. 토핑을 활용한 응용도 다양하다. 파채를 함께 내주는 누룽지파닭과 양파와 함께 소스를 부어주는 누룽지양파닭도 있다. 파닭과 양파닭은 아삭하게 씹는 맛과 미묘한 풍미를 더해준다. 또 부드러운 콘치즈를 푸짐하게 얹어주는 콘치즈파닭도 별미다.
양도 적지 않다. 닭 한 마리에 밥까지 있으니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맥주나 탄산음료 같은 청량감을 주는 마실 것도 찾게 된다. 통닭은 배달이 대세지만 서변동은 인접지역이 아니면 배달이 어렵다. 그것도 그렇지만 뜨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통닭을 홀에서 직접 만나는 것이 좋다. 드라이브 삼아 서변동까지 오는 길도, 들판이 보이는 작은 길로 차를 몰아가며 보이는 풍경도 볼 만하다. 글·사진=박준상기자
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