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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18일 정기국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브레이크 없는 폭주'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가 19일째 단식하다 이날 병원에 이송되고 곧이어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검찰 공화국의 '야당 탄압'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10월 국정감사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참으로 비정하고 잔인한 시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인지 참담하기조차 하다"며 "문민정부 이래 이렇게 오만하고 교만한 정권이 있었느냐. 이 모든 상황을 국민들께서 바르게, 매섭게 판단하시고 심판하시리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이 장기간 단식을 이어간 이 대표에 대해 별다른 소통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을 지적하며 내각 총사퇴와 국무총리 해임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미 대통령께선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법치의 위험선, 상식의 위험선, 보편적 가치의 위험선을 다 넘었다"면서 "5년은 긴 것 같지만 짧다. 야당에 협력을 구하고 야당 대표에게 함께 하자고 말하는 대통령을 국민은 바란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도 지혜를 구하라"고 했다.
현 정부에 대해 '친일'과 '반공' 프레임도 소환했다. 박 원내대표는 "친일 세력은 반공을 무기로 권력을 연명했다"며 "다시 반공과 이념의 광풍이 분다. 국민을 반으로 가르는 분열 정치를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야당 탄압'을 부각하며, 박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국정을 쇄신하라는 야당 대표의 절박한 단식에 체포동의안으로 응수하려 한다. 브레이크 없는 폭주"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 비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이 대표의 요청에도 검찰이 정기국회 회기 중 영장을 청구한 것은 '민주당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정치 행위'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라며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당의 단합을 다지고 지혜롭게 확장적 통합의 길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을 저지른 검사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검찰을 향해 역공을 가했다. 감사원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검찰의 하위 기관으로 전락했다. 다음 정권을 누가 맡더라도 감사원을 지금처럼 둬선 안 된다는 공론이 형성될 것"이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거대 야당으로서 민생 입법 추진 의지도 다시 되새겼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을 향해 민주당의 강력한 투쟁 의지와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박 원대표는 "민주당은 모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백퍼센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모두를 위한 성장, 모두를 위한 나라를 만드는 길을 낮은 자세로 국민과 함께 걷겠다. 국민이 이긴다. 국민께 민주당이 희망의 근거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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