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1] 농업 혁신 거점도시

  • 김일우·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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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6 08:18  |  수정 2023-10-06 08:20  |  발행일 2023-10-06 제18면
전국 최대 규모 스마트팜 혁신밸리서 전문 농업인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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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창업보육센터 교육생들이 경영형 실습온실에서 딸기모종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면적만 42.7㏊에 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지능화 농장이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저력 있는 역사도시 상주가 시대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미래 산업을 주도할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발판삼아 첨단산업 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 또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한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스마트 농업의 저변 확대를 통해 국내 농업 혁신 거점도시로 거듭난다는 목표도 세웠다. 양질의 일자리가 넘치는 청년들이 살고 싶은 도시, 지속 가능한 성장이 보장된 도시, 앞으로 상주시가 만들어나갈 미래 모습이다. 영남일보는 오늘부터 격주로 '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시리즈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면적 42.7㏊ 스마트팜 2021년 완공
청년창업보육센터·실증단지 등 갖춰
교육·경영·창농·주거 원스톱 지원
농업 인구 2만6천명 전국 일곱번째
지난해 농특산물 30여개 나라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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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단지와 유리온실 등을 갖춘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전경.

상주는 예로부터 한국 농업의 중심이었다. 일찍이 벼농사와 양잠업이 발달했고, 지금도 배와 포도 등 다양한 농특산물이 전 세계로 수출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조성되면서 국내 농업 혁신의 최전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리즈 첫 편에서는 상주 농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소개한다.

◆ 농업 혁신의 중심 스마트팜 혁신밸리

상주 동쪽 중부내륙고속도로와 낙동강 사이 사벌국면 일원에는 한국 농업의 미래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면적만 42.7㏊에 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스마트팜이다. 상주시는 2018년 전북 김제, 전남 고흥, 경남 밀양과 함께 전국 4대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선정된 바 있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2021년 12월 준공됐다. 2021년 9월 청년창업보육센터를 시작으로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 A동, 실증단지, 혁신밸리 지원센터,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 B동, 청년농촌보금자리,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 C동이 잇따라 완성됐다. 내년에는 문화거리 등이 추가로 들어선다. 국내 스마트팜 혁신밸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는 농업과 관련한 교육, 경영, 창농, 주거까지 농업인에게 필요한 지원이 원스톱(One-Stop)으로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스마트 농업 교육이 핵심을 이룬다. 첨단 기술과 정보통신을 활용한 농업 기술의 확대·보급을 위해서다. 최근 세계 농업은 각종 센서를 이용해 농축산물의 생장, 생육 단계부터 온도·습도·CO2 등의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병충해 등의 피해를 막는 것은 물론 네트워크, 분석 소프트웨어, 스마트기기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노동집약형 산업이자 자연 환경에 의존성이 높은 한계를 극복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팜 전문인력 육성은 청년창업보육센터가 도맡고 있다. 청년창업보육센터는 경영실습장(1.91㏊)과 이론실습장(0.17㏊) 등 2.27㏊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현장 위주의 실습을 통한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매년 만 18세 이상~39세 이하 청년 52명이 스마트 농업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첨단 농업기술은 이미 입소문이 났다. 미래 농업에 관심 있는 다양한 기관·단체들이 찾아와 견학 명소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임대 경영도 혁신밸리의 주요 기능이다. 임대형 스마트팜의 온실 규모만 12.75㏊에 이른다. 5.75㏊는 청년을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이고, 나머지 7㏊는 기존 농업인에게 임대하고 있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온실과 히트펌프, 양액시스템, 지열펌프, 축열조, 폐양액 회수저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임대기간은 최대 3년이다.

스마트팜의 주요 재배작물은 딸기, 토마토, 멜론, 오이다. 이외에도 농업용 로봇, 병해충 연구, 플랜트 수출이 특화전략으로 설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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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혁신밸리 직원이 빅데이터관제실 상황판을 보고 있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실증단지에는 시설재, 기계장치, 농업로봇, 병해충 진단 솔루션 등의 일을 하는 기업, 기관, 대학, 연구소 등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선 스마트팜 제품과 기술의 품질을 향상시켜 사업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스마트팜 재배 작물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추적인 역할을 실증단지가 맡고 있는 셈이다.

혁신밸리 지원센터도 주요 시설 중 하나다. 지원센터 1층에는 R&D 라운지, 오픈강의실, 실증장비실, 카페 및 식당이 위치한다. 2층은 빅데이터센터, R&D연구실, 공용제작실, 회의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에는 청년 농부를 위한 주거지원 시설도 갖춰져 있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만 18~39세 청년 가구에게는 '청년농촌보금자리' 입주 자격이 주어지는데 월 임대료가 8만원~24만원, 보증금은 500만원~2천200만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더욱이 청년농촌보금자리에는 공유형 주방과 북카페, 공동육아실 등이 있는 커뮤니티센터도 마련돼 있어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거주기간은 2년 단위로 최대 6년.

상주 농업의 혁신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근처인 상주시 모동면에 한국미래농업고등학교가 문을 연 데 이어 2026년 하반기에는 경북도농업기술원이 사벌국면으로 이전한다. 인재 양성과 농업 기술 향상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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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이면 상주 곳곳에서 곶감을 만드는 작업이 이뤄진다.

◆ 국내 농업 혁신을 이끌고 있는 상주

경북 서북쪽 내륙에 위치한 상주는 낙동강 상류를 끼고 있어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난해 일찍부터 농경과 목축이 발달했다. 넓은 평야, 적당한 강우량, 풍부한 일조량 등은 상주 농업 발달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더욱이 백두대간의 도움으로 자연재해마저 적었다.

천혜 환경을 바탕으로 상주는 농업의 고장으로 이름났다. 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는 '삼백(三白)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을 정도로 농업이 꽃피었다. 삼백은 본래 쌀, 목화, 누에고치를 뜻했는데 지금은 곶감이 목화를 대신하고 있다. 조선 전기 경상도 전체를 관할하던 경상감영(慶尙監營)이 위치해 있었던 것을 보면 당시 상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상주는 현재도 농가 수, 농업인구, 농지면적 등 모든 지표에서 전국 탑 10에 드는 농업도시다. 상주 전체 면적은 1천254.78㎢으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여섯 번째로 넓고, 농지면적 역시 2만4천849㏊로 전국에서 여섯 번째 규모다. 농가는 1만2천582가구로 전국에서 네 번째, 농업인구(2만6천146명)는 일곱 번째다.

상주의 감 생산량은 전국 1위며 쌀과 배, 시설오이, 양봉 등의 생산량은 경북 1위다. 현재 상주의 농특산물은 쌀, 곶감, 사과, 포도, 배, 복숭아, 오이 등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상주의 한 해 농업 총생산액만 1조원이 훌쩍 넘는다. 경북에서 농특산물 수출이 가장 많은 상주는 한국 농특산물 수출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베트남과 미국 등 30여 개 나라에 모두 372억원어치(4천564t)의 농특산물을 수출했다. 상주 농특산물 수출을 이끄는 품종은 포도(151억원·736t)와 배(111억원·3천73t)다.

상주시는 농특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2017년부터 해외 주요 도시에 상주시 해외 홍보관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홍보관은 뉴질랜드, 대만, 베트남, 독일, 프랑스, 몽골, 홍콩 등 7개 국가의 10개 도시에 모두 12곳이 운영되고 있다.

상주시는 2025년까지 '농산물 종합물류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각지에 흩어져있는 노후화된 도매시설을 모아 15만㎡ 규모의 자동화 종합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상주시는 농특산물 집하, 패키징, 공판 등 전통적인 공판장의 기능에 유통, 교육, 문화 기능까지 더할 예정이다.

상주시는 매년 엄청난 규모의 농업·농촌 예산을 집행하며 농업을 지원한다. 올해 상주시의 농업·농촌 예산은 2천억원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4년 동안 스마트 농업 육성, 농촌 소득작물 발굴, 청년농업 활성화 등에 모두 1조원이 넘는 농업·농촌 예산을 편성해 투입할 심산이다.

김영록 상주시 농업정책과장은 "기존 농업 분야별 지원사업을 보강하고 스마트 농업 등 첨단농업 육성사업을 적극 발굴해 청년 농부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농업에 종사할 수 있는 농업 혁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 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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