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김정은 일가 연간 수억~수십억 사치품 소비"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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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0  |  수정 2023-10-19 16:56  |  발행일 2023-10-20 제4면
김정은, 스위스 브랜드 IWC 시계 착용 모습 포착
여동생 김여정 1천만원 짜리 디올 가방도 보여
김정은, 총애 간부 고급차량 하사 '사이품 통치술'
통일부 北 김정은 일가 연간 수억~수십억 사치품 소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9월 15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의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러시아 비행기 공장 방문 당시 들었던 가방(붉은 원)이 프랑스 고가·사치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SE)'의 제품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북한이 만성적 식량난 속에서도 김정은 일가를 위한 사치품 수입은 연간 수억~수십억원대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연간 수억~수십억원 상당 규모로 김정은 일가를 위한 사치품을 수시 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치품 공급과 이전 자체가 대북 제재 위반인 데다 김정은 일가 관련 정보가 극비여서 정확한 수치를 파악할 수 없지만 탈북자 증언과 정보당국의 현지 정보를 바탕으로 추정한 것이라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또 "코로나 시기 국경봉쇄로 반입 규모가 일시 위축됐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되는 양상"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은 각국에서 수집·구매한 사치품을 중·북 접경지에 집하하고 육로·해상 또는 항공편으로 운송하는 방식을 쓴다"며 "경유지를 여러 단계 거치는 방식으로 최종 도착지를 숨겨 밀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가 김 위원장 일가의 사치품 동향을 언론에 밝힌 건 사실상 처음으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브리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일가는 최근 심각한 식량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공개 석상에서 사치품을 노출한 바 있다. 김정은은 스위스 브랜드 IWC의 시계를 차고 다니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고 배우자 리설주와 딸 김주애도 공개석상에서 각각 스위스 브랜드 모바도 시계와 디올 외투를 착용하기도 했다. 최근 러시아 방문에서도 김정은은 IWC 시계와 몽블랑 펜을 사용했으며 여동생 김여정이 1천만원짜리 디올 가방을 들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반 주민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사치품 소비를 과시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측근에게 사치품을 선물하는 '사치품 통치술' 또는 '시계 통치술'도 엘리트 탈북민 등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당·정·군 간부들이 정치·군사 행사 등 주요 계시 때마다 김정은 '선물정치' 일환으로 사치품을 수령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각별히 총애하거나 군사분야에서 특별한 성과를 거둔 간부들에게 고급차량을 하사한다"며 "김씨 일가 생일이나 당대회 등 계기에 행사선물로 오메가 같은 스위스제 시계나 최신 휴대용 전자제품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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