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대한민국의 힘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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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6  |  수정 2023-10-26 06:58  |  발행일 2023-10-2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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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10기가 인터넷을 하루 이용하는 데 3천만원이나 지급했습니다."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한상대회)'에서 경북 메타버스 체험관 운영을 맡은 유철균 경북연구원장의 하소연이다.

경북연구원은 신라시대 향가 '헌화가'의 수로부인 스토리를 메타버스 콘텐츠로 제작, 이번 행사에서 현지인과 전 세계 한상(韓商)들에게 소개하며 경북의 우수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5명이 동시에 스마트 안경을 쓰고 증강현실(AR)을 체험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가상 개체들을 현실 공간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아나모픽 MR(혼합 현실) 기법도 도입했다.

하지만 행사 첫날부터 모두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현지의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려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물론, 행사장을 찾은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한 국내 광역단체장들과 각국 한상들이 경북도 메타버스 체험관에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인터넷 속도가 워낙 느려 계속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유 원장은 화면이 아닌 설명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수소문 끝에 10기가 속도의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한 유 원장은 당장 설치를 요청했지만, 사용료가 문제였다. 하루 사용료가 3천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첫날부터 고민에 빠졌던 유 원장은 큰 결심을 통해 행사 마지막 날 10기가 인터넷을 설치하고 사흘 만에 수로부인 메타버스 버전을 온전히 재현할 수 있었다.

인터넷 속도가 20년 전 한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미국의 정보통신 현실을 직접 경험하면서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바로 옆 경북도 포스아트(PosART) 레플리카 특별관에 전시된 친환경 철제 강판으로 구현한 '몽유도원도'와 '인왕제색도' 등 조선시대 회화 작품 13점은 첫날 전시되자마자 완판됐다.

뿐만 아니라 경북 문화 홍보체험관의 '민속화 그리기' '한복 입기' '한지 부채 만들기' 코너는 첫날부터 줄서기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프랑스의 한식당이 최근 몇 년 사이 100여 개에서 300여 개로 3배 늘어나고, 몽골의 한식당은 20개에서 무려 11배나 되는 220개로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 교민은 전 세계 193개국에 732만명이 나가서 살고 있다. 교민 수로는 2천년 전부터 해외 진출이 시작된 유태인들(750만명 추정)보다는 적지만 국가 수로는 한국이 압도적이다. 중국 교민 거주 국가도 163개국으로 한국 교민 거주 국가보다 30개국이 적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의회는 올해 '한국의 날'을 기념일로 지정했다. LA 의회가 한국의 날을 지정한 것은 LA지역 대학의 한국어 수강생이 1천명에 달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전세계에서) 한국어를 알아야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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