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정 늘리면 고물가로 서민 죽어…선거 아닌 국민 위한 정치할 것"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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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2  |  수정 2023-11-01 16:21  |  발행일 2023-11-02 제4면
서울 마포서 타운홀 미팅방식으로 21차 비상경제 민생회의 주재

尹 "탄핵시킨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 언급도

정치입문 계기 마포서 개최 의미도…尹"다시 초심 돌아가게 만드는 곳"
尹 재정 늘리면 고물가로 서민 죽어…선거 아닌 국민 위한 정치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택시운전기사 김호덕씨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재정 늘리면 고물가로 서민 죽어…선거 아닌 국민 위한 정치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인사말을 마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시민들과 만나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또 서민들이 죽는다"며 정부의 긴축 재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 카페에서 열린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날 회의는 주민회의 형식인 '민생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를 가진 국민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는생활 속 주제를 국민과 직접 만나 소통하겠다는 '민생 현장 소통' 국정 기조의 일환이라고 대통령실 측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전날 국회 시정연설과 마찬가지로 내년도 예산안을 긴축 재정으로 편성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 쉽지 않다"며 "결국은 돈이 드는데 정부 재정 지출이 팍팍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토영은 1980년대 초 전두환 대통령 시절 김재익 경제수석의 사례를 소개하고 "그때 정계에서 재정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 재정을 잡아서 인플레이션을 딱 잡았다"고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부 지원금을 받는 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대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불요불급한 것을 좀 줄이고 정말 어려운 서민들이 절규하는 분야에다 (예산을) 재배치시켜야 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아오던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저항한다"고 했다. 이어 "새로 받는 사람은 정부가 좀 고맙기는 하지만, (반발하는) 이 사람들과 싸울 정도는 안 된다"며 "받다가 못 받는 쪽은 그야말로 정말 대통령 퇴진 운동을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반대 측에선)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막 나온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주장에 대한 자신의 답변이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점을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분명히 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서민들이 오늘날과 같은 정치 과잉 시대의 희생자일 수도 있다"며 "어쨌든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이것은 대통령인 제 책임 또 우리 정부의 책임이란 확고한 인식을 갖고 오늘 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잘 경청해서 국정에 제대로 반영하겠다"며 "모든 것은 제 책임이다. 제가 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오늘 제기된 민생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속도감 있게 마련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편 마포는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을 선언한 계기가 된 곳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재작년 6월 29일 제 정치 선언문 첫 페이지에 마포 자영업자 이야기가 나온다"며 학창 시절 자주 다니던 돼지갈빗집의 일화였다고 밝혔다. 또 같은 해 9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정이 어려워진 이후에 극단적 선택을 한 마포구 한 맥줏집 사장의 빈소와 가게를 갔던 점을 언급하며 "여기를 다시 와 보니까 저로 하여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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