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체급' 올리나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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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7 06:45  |  수정 2023-11-07 08:07  |  발행일 2023-11-07 제3면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진척
산하 LCC 통합 여부 예의주시
양도 관측 해외노선 확보 채비

마침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작업이 가시화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양사 자회사(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합병 가능성, 제2의 대기업 항공사 출현 여부, 중복 장거리 노선 슬롯(공항 이착륙 허용 횟수) 확보 등이 관건이다. 대구에 본사를 둔 티웨이항공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특히 추가 노선 확보 등을 통해 체급을 올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아시아나 화물 인수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제출 시정조치안의 제출에 대한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시정조치안엔 1조5천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대한항공이 인수하는 거래가 종결되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분할 매각을 진행하는 방안이 담겼다.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이 가시화하면서 LCC 업계도 들썩인다. 예비 입찰 과정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을 비롯해 이스타항공·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 등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최종적으로 인수전에 불참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가 문제다. 이스타항공 등 인수 의향을 보인 나머지 3사의 덩치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삼키기엔 역부족이란 것. 대규모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일각에선 또 다른 대기업이 항공사업 면허를 취득해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미주 노선 확보전

LCC 업계의 눈길은 화물사업 인수전 너머로 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파리 등 4개 유럽 노선 슬롯을 LCC 업체에 양도할 방침이다.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미주 노선 일부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노선이 풀리면 대형기를 보유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수혜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호주 시드니(지난해 말 취항),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올 6월 취항) 등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장거리 노선에 관심을 두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아직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확장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긴 섣부른 시점"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종적으로 합병됐을 때 등장할 '메가 LCC'가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27대)가 아시아나항공 산하 에어부산(21대)과 에어서울(6대)을 흡수하게 되면 항공기 수로만 봐도 업계 최대 규모가 된다. 티웨이항공(30대)과 제주항공(39대)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 업계 관계자는 "중복 노선을 통폐합하는 등 구체적인 절차는 추후 문제"라면서도 "영향은 있겠지만 점유율이 높은 의미를 갖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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