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다우닝가 합의'로 140년 수교역사 한 획…관계격상으로 '안보' 협력확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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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4  |  수정 2023-11-24 07:37  |  발행일 2023-11-24 제4면
윤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서 리시 수낵 초일와 '다우닝가 합의'

안보 중심 협력강화 명문화…합동훈련·해양 공동순찰·방산협력까지

과학기술에 FTA 개선 등 무역 투자분야 기후환경 분야도 포함
韓-英 다우닝가 합의로 140년 수교역사 한 획…관계격상으로 안보 협력확대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韓-英 다우닝가 합의로 140년 수교역사 한 획…관계격상으로 안보 협력확대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한영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영국의 관계가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수교 14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가 국방, 경제, 미래 협력 등 많은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에 서명했다. 이에 양국 관계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 합의한 지 10년 만에 더욱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게 됐다. 문의 명칭은 정상회담이 열린 총리 관저의 별칭인 다우닝가(10 Downing Street)에서 따온 것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구상해 영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韓-英 다우닝가 합의로 140년 수교역사 한 획…관계격상으로 안보 협력확대
◆ 양국 관계 안보 중심으로 가장 높은 관계로 격상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합의문에서 "양 국가, 경제 및 국민 간의 관계가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목표치로 격상될 것이며, 이는 이번 세기와 그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를 위시한 국제 분쟁 해법에 인식을 같이하는 등 안보 관련 내용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모든 핵무기,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또한 안보와 관련해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규탄',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국제사회 안보·번영에 필수 불가결임을 확인',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에서 민간인 보호·인도적 지원·확전 방지 노력 강조' 등이 포함됐다.

국제 외교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의 튼튼한 공조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합의문에는 '안전보장이사회 협력',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통한 파트너십 강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협력' 등의 내용이 구체화됐다.

양국이 다우닝가 합의 이행을 위해 안보·경제·지속 가능한 미래 등 세 가지 분야를 지정해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거나 강화키로 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한 부분이다. 먼저 국방·방산에서는 ▲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 신설 ▲ 국방협력 MOU 추진 ▲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공동 순찰 ▲ 사이버안보 분야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 ▲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방산 공동수출 MOU 체결 등이 이뤄졌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번영과 안보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이어 경제 분야는 다시 과학기술과 무역·투자를 주요 축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과학기술은 ▲ 디지털 파트너십,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 우주 협력 MOU 체결 ▲ 양자기술, 합성생물학 분야 협력 ▲ 차기 '미니 화상 AI 안전성 정상회의' 공동 개최 등 AI 분야 협력 확대 등이 포함됐다. 과학기술 강국인 영국과 미래를 선도할 첨단 과학기술의 협력 확대가 목적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특히 과학기술은 안보와도 직결된다는 평가다. 양국은 양자(퀀텀)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조치와 인력 교류, 표준화 노력을 통해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을 출범시켜 반도체·인공지능·사이버 보안 등 우선 과제 전반에 걸친 협력도 촉진한다. 양국은 "인공지능 및 여타 신흥 기술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협력을 심화시켜나갈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국제안보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투자는 ▲ 한·영 FTA 개선 협상 개시 선언 ▲ 한·영 경제금융 대화체 설치 ▲ 한·영 상호 투자 협력 채널 구축 ▲ 한·영 공급망 대회 개최 ▲ 한·영 세관상호지원협정 체결 등에 서명했다. 최근 잇단 국제 분장과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이후 불안정성이 높아진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끝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분야에서는 ▲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해상풍력 MOU 체결 ▲ 원전분야 광범위한 협력 ▲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지 ▲ 2050 탄소중립 달성 협력 ▲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 체결 ▲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재정기여 증대 등에 합의했다. 또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과 개발 분야 협력도 포함됐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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