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구에서 올라오는 악취 때문에 자식을 집으로 초대하지도 못합니다."
6일 오전 11시쯤 대구 동구 안심4동 한 주택가에서 만난 차모(여·74)씨는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악취 때문에 동네 이웃들 간에도 불화가 생겼다며 하소연했다. 5년여 전 주택 건물 앞 하수관로 교체 공사 이후로 불쾌한 냄새가 배수관을 타고 온 집 안으로 퍼진다는 것.
차씨는 "여름철이면 동네 사람들과 빌라 앞에 돗자리를 깔고 수다를 떨곤 했지만, 하수관로 공사 이후부터 악취가 심해져 모일 수도 없다. 하수구에서 강한 악취가 풍기는 날이면 어김없이 주택 내부까지 냄새가 퍼져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라며 "악취 때문에 더는 집에서 가족 모임도 할 수 없다. 자식들이 제발 이사 가라며 등 떠밀곤 하지만 정든 동네를 갑자기 떠나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바로 옆 건물 주민 50대 박모씨는 "지은 지 수십 년 된 건물만 남은 오래된 동네다 보니 건물 외부 우수관로와 내부 오수관로가 분리되지 않아 불쾌한 냄새가 섞여서 역류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를 찾아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애원해도 예산이 없어 언제 공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집 안 배수구 냄새를 막아주는 장치를 설치한 가정도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또 "인접한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악취 원인을 두고 옥신각신한다. 맞은편 안심뉴타운 조성으로 번듯한 아파트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이날 취재진이 박씨와 함께 건물 일대 도로변 하수구를 둘러본 결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불쾌한 냄새가 올라오곤 했다. 하수구를 덮개로 막아둔 곳도 있지만, 여름철에는 건물 내부로 냄새가 역류할 우려로 치운다고 인근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관할 지자체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지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동구 건설과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오래전 우수관로와 오수관로가 조성돼 분리된 형태가 아니다. 정화조도 건물 가까이 설치한 상태"라며 "올해 초부터 해당 지역 일대 우·오수관 분리를 위해 '안심1·4동 일원 오수관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설계를 마치고 국비 예산이 반영되면 분리 공사까지 4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6일 오전 11시쯤 대구 동구 안심4동 한 주택가에서 만난 차모(여·74)씨는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악취 때문에 동네 이웃들 간에도 불화가 생겼다며 하소연했다. 5년여 전 주택 건물 앞 하수관로 교체 공사 이후로 불쾌한 냄새가 배수관을 타고 온 집 안으로 퍼진다는 것.
차씨는 "여름철이면 동네 사람들과 빌라 앞에 돗자리를 깔고 수다를 떨곤 했지만, 하수관로 공사 이후부터 악취가 심해져 모일 수도 없다. 하수구에서 강한 악취가 풍기는 날이면 어김없이 주택 내부까지 냄새가 퍼져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라며 "악취 때문에 더는 집에서 가족 모임도 할 수 없다. 자식들이 제발 이사 가라며 등 떠밀곤 하지만 정든 동네를 갑자기 떠나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바로 옆 건물 주민 50대 박모씨는 "지은 지 수십 년 된 건물만 남은 오래된 동네다 보니 건물 외부 우수관로와 내부 오수관로가 분리되지 않아 불쾌한 냄새가 섞여서 역류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를 찾아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애원해도 예산이 없어 언제 공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집 안 배수구 냄새를 막아주는 장치를 설치한 가정도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또 "인접한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악취 원인을 두고 옥신각신한다. 맞은편 안심뉴타운 조성으로 번듯한 아파트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이날 취재진이 박씨와 함께 건물 일대 도로변 하수구를 둘러본 결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불쾌한 냄새가 올라오곤 했다. 하수구를 덮개로 막아둔 곳도 있지만, 여름철에는 건물 내부로 냄새가 역류할 우려로 치운다고 인근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관할 지자체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지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동구 건설과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오래전 우수관로와 오수관로가 조성돼 분리된 형태가 아니다. 정화조도 건물 가까이 설치한 상태"라며 "올해 초부터 해당 지역 일대 우·오수관 분리를 위해 '안심1·4동 일원 오수관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설계를 마치고 국비 예산이 반영되면 분리 공사까지 4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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