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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경기 성남시청에서 열린 '교정시설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협약식에서 신상진 성남시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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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년 전국 여약사대표자 대회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놓고 국민의힘이 시끄럽다.
주류는 적극 찬성이고, 비주류는 고개를 흔들고 있다. 한동훈 총선 역할론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비대위원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면 국민의힘에 '한동훈 지도부'가 들어서는 셈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비롯한 주류 인사들은 한 장관을 비상 사령탑으로 내세우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대선주자로 불릴 만큼 여권 지지층에서 인기를 누리는 데다 대야 전투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친윤계의 한 장관 추대는 대통령실과 교감 아래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되면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주류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이 일제히 지적하는 대목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정치 경험이 많고 큰 판을 다뤄본 사람을 영입해서 비대위를 만들어야지, 윤 대통령 아바타를 다시 당 대표로 만들어본들 그 선거가 되겠나"라고 적었다.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극복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당정의 수직적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이런 민심의 소리까지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직적 당정 관계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동훈 불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정치 경험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 3선 하태경 의원은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온갖 풍상을 다 맞아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동훈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 순방길에 오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경험이 그토록 중요하다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경험 많은 분들이 왜 국민의 지지를 별로 못 받는지 반성부터 하셔야 한다"며 "민심도 당심도 이미 누구를 원하는지 다들 알고도 모른 척하거나 정치적 계산 때문에 외면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동훈 지도부'에 대한 주류와 비주류의 대립에는 공천 주도권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류는 한동훈 지도부에서 유리한 공천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고, 비주류는 수평적 당정관계 복원이 어려워지면서 비주류 홀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의힘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이번주 중, 늦어도 주말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덩 대표 권한대행인 윤재옥 원내대표는 17일 서울 서초구 호텔에서 열린 전국여약사대표자대회 개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역할과 책임이 워낙 큰 상황이고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절차가 필요하다"면서도 "내일(18일) 의견이 모아지면 시간을 많이 끌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급부상에는 "어떤 근거를 가지고 말씀하는지 알 수는 없다"면서 "(한 장관 추대론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주는 분도 있고, 걱정하는 분도 있어 그런 이야기를 모두 녹여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