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신청' 태영건설, PF 채무보증 규모 9조원 넘는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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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1 13:17  |  수정 2024-01-01 13:19  |  발행일 2024-01-02 제19면
주채권은행 산업은행 400여곳 채권단에 회의 소집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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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모습.<연합뉴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시공능력평가(도급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규모가 9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관련해 소집통보한 채권단 규모는 40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산업은행이 태영건설 금융채권단에 보낸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직접 돈을 빌린 곳은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이고, 차입금은 총 1조3천7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엔 회사채와 담보대출, 기업어음, PF 대출이 포함돼 있다.

직접 차입금 외에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대출 보증 규모는 9조1천816억원)으로 파악됐다.
사업장별로 살펴보면 서울 마곡지구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CP4사업(차주 58곳)의 대출 보증규모(1조 5천923억원)가 가장 크다.

△광명역세권 복합개발사업△구로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김해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등 사업장에도 대출보증을 섰다.
직접 대출과 PF사업장 대출 보증채무를 다 합친 채권단 규모는 400곳이 넘는다. 다만 실제 확정되는 채권단 규모는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번에 산은은 태영건설과 관련된 모든 사업장에 대해 채권단 소집통보를 했다. 통보를 받은 각 사가 실제 채권이 있다고 응답하면 이를 토대로 채권단이 구성될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4조5천800억원이었다. 이는 태영건설 직접 여신 5천400억원에 태영건설이 자체 시행 중인 PF 사업장 29개의 익스포저 4조300억원을 합친 것이다.

금융위측은 "태영건설이 시행을 겸하는 PF 사업장의 익스포저를 합친 게 4조원"이라며 "연대보증 채무의 현실화 조건에 대해 각사가 판단하는 게 다를 수 있어 실제 의결권 행사 응답을 봐야 채권단 규모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태영건설의 정확한 채권단 규모와 채권액 등은 1월 11일 협의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채권단 규모가 다소 줄어도 사업장 대출에 지방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 등까지 워낙 많은 금융사가 연관돼 있어 의결권 배분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형건설사인 태영건설의 아웃 신청은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만이다. 글로벌 저금리와 부동산 호황기때 단기간내 너무 몸집을 키운 탓이다.

부동산 PF는 시행사의 PF에 대해 공사를 맡은 건설사가 사실상 연대보증인 신용보강을 한다. 시행사가 부도나면 대출을 보증한 건설사가 채무는 떠안는 구조다. 부동산 PF부실은 건설업 뿐 아니라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전이될 수 있어 올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경제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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