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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정면충돌'을 계기로 한 위원장의 존재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한 달여 만에 '수직적 당정 관계'에 개선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취임했으며 신년인사회 등을 통해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1천1명을 대상으로 한 직무평가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응답자의 52%가 한 위원장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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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이 지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 한 위원장이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과의 정면충돌 단초가 된 '사천' 논란 및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논란 국면에서 한 위원장이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이 전한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집권 여당의 대표자로서 총선 정국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당정관계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충돌 사태를 통해 한 위원장이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갈등이 예상보다 빠르게 봉합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의 사퇴 요구 이틀 만인 지난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불편한 내색을 보이지 않았고, 전용 열차까지 함께 타고 상경했다. 당시 한 위원장은 "저는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그게 변함이 전혀 없다"며 갈등 봉합을 선언했다.
또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라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 한 위원장의 과제는 '공천 리더십'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출마자와 정부 차출 인사,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주류, 영입 인사 등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복합적인 문제를 한 위원장이 어떻게 풀어낼 지 주목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높아진 평가에 따라 '혁신 공천' 등 당이 달라질 것이라는 민심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면서 "여전히 대통령실의 공천 영향력에 대한 우려는 상당한 만큼 한 위원장이 구성한 공천관리위원회가 어떻게 대처할 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