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朴'으로 급부상 했던 유승민, '反尹'으로 뜰까?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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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2 14:57  |  수정 2024-02-02 15:06  |  발행일 2024-02-02
때를 기다리는 잠재적 대권주자 유승민 역할론 급부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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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영남일보DB.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러브콜을 거부하고 국민의힘 잔류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의 몸값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유승민 의원의 수도권 역할론이 대두하고 있는 것.

특히 이준석 대표가 빠지면서 당내 반윤(반윤석열)의 최선봉에 선 유 의원이 중도 확장성을 가지고 있어 유 의원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유 전 의원이 박근헤 정부 당시 '친박(친박근혜)' 공천 학살 역풍으로 '비박(비박근혜)계' 선봉에 서면서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던 양상이 재연출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수개혁의 아이콘이자 대권주자로 우뚝 섰던 유승민
유승민 전 의원은 안종범·최경환과 함께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3인방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이었다. 유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총괄단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최선봉에 섰다. 특히 그는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제기한 '최태민 보고서' 의혹을 최전방에서 방어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맹활약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의 갈등이 새어나오면서 선거대책 지휘부에서는 사실상 물러났다.

미묘한 관계는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가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 해 5월엔 박 대통령이 유독 공을 들였던 '공무원연금 개혁안' 협상 과정에서 야당의 요구대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시에 합의하면서 청와대와 갈등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국무회의 석상에서 유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 당사자로 지목했고, 유 의원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항전의 결의를 다지며 원내대표에서 물러났다.

유 의원은 또 20대 총선에서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학살의 최대 표적이 됐다. 하지만 친박들의 공천 학살 역풍이 유 의원에 대한 지지로 전환되면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어 당내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바 있다.

◆"인내하고 또 인내하겠다"는 유승민의 의도는?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 들어 반윤(반윤석열) 행보를 이어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역전의 드라마를 쓸 지 주목된다. 유 전 의원은 기존 예상과 달리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합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이 과거 자신에게 씌워졌던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때를 기다리며 이번 총선에서 주요 역할을 맡기 위해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유 전 의원이 당에 남기로 하면서 보수 지지층이 갖고 있는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당 내부에서는 유 의원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험지 출마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바람몰이'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중도 확장을 위한 매력적인 카드이기도 하다. 정치가 갈수록 진영화 되고 있는 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 최근 불거진 한동훈-윤석열 대통령 갈등설, 공천 탈락 여파.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으로 인해 보수 분열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당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유 전 의원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정치 초년생인 한동훈 위원장 체제로 총선을 치른 뒤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도덕성과 정책 일관성이란 강점을 갖고 있는 유 전 의원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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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 영남일보 DB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갖고 있는 좋은 정치적 자산들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본다"며 "그 꿈을 어느 정도 펼쳐나가려면 때와 시기를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 역시 "오랜 시간 인내해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라며 때를 기다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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