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자 예우한다더니…추모식에 한 푼도 안 보탠 소방청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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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5 07:24  |  수정 2024-02-05 07:49  |  발행일 2024-02-05 제6면
20년간 열린 행사 예산 지원 '0'
유족·대전보훈청서 비용 충당
뒤늦게 올해 사업비 1억원 반영

경북 문경의 육가공업체 화재로 소방관 2명의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한 가운데, 순직 소방관과 유족에 대한 당국의 예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소방청과 대전지방보훈청 등에 따르면 유족들을 회원으로 둔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기념회는 2004년부터 매년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을 열어 왔다.

소방청이 주최한 이 행사의 예산은 5천만원이었다. 대전보훈청이 국가보조금으로 4천만원을, 기념회에서 유족회비 등으로 1천만원을 충당해 왔다. 정작 소방청의 예산지원은 추모식이 처음 열렸던 2004년부터 2023년까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마다 소방 관련 장비, 인력 확보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만, 순직 소방관의 유족을 살피려는 노력은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대전보훈청이 지원해 온 국고보조금 4천만원도 30% 삭감됐다.

이에 소방청은 뒤늦게나마 올해 순직 소방공무원 관련 사업 예산을 반영했다. 사업 예산은 총 1억원으로 소방청장 위문품 5천만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조성되는 '소방영웅길' 사업 5천만원으로 구성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순직 공무원 관련 예산은 (그동안) 없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1억원 예산을 세우게 됐다"며 "예산에 신규 항목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1번째를 맞이하는 순직 소방관 추모식은 오는 11월에 있을 예정이다.

한편 2014년 이후 화재 진압·구조·구급 등 소방 활동을 하다 숨진 소방공무원은 고(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를 포함해 42명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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