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학위수여식때 尹에 고함친 녹색정의당 대변인 '강제퇴장' 소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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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6 20:37  |  수정 2024-02-18 16:32  |  발행일 2024-02-16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 대폭 삭감된 데 대한 항의
카이스트 학위수여식때 尹에 고함친 녹색정의당 대변인 강제퇴장 소란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대전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지른 한 졸업생이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에게 강제로 끌려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통령실 측은 "법과 규정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학위 수여식장에서 축사를 할때 카이스트 졸업생인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윤 대통령이 선 곳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신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자 "생색내지 말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변인은 이어 'R&D 예산 복구하라, 부자 감세 철회하라'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올해 정부 예산에서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대한 항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에 현장에 있던 사복 경호원들은 신 대변인의 입을 틀어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졸업식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후 신 대변인은 경찰에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 입장문에서 "윤 대통령이 오늘 오후 참석한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소란이 있었다"며 "대통령경호처는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이 의도적으로 경호 검색을 피해 천으로 된 정치 슬로건을 숨겨 현장에 들어왔고, 경호처의 구두 경고에도 불응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잉 경호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은 바쁜 일정에도 특별히 과학기술계를 독려하고 축하하기 위해 학위 수여식에 간 것"이라며 "순수한 행사마저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보당, 녹색정의당 등 이념을 가진 정당이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하는 것 같은데, 순수한 자리를 정치로 얼룩지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 신 대변인이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팔·다리가 들린 채 강제로 퇴장당한 것을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는 소셜미디어인 '엑스'에 퇴장 장면 영상을 공유하며 "대통령은 사과하십시오"라고 적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뒷문으로 끌어 내쳐진 졸업생은 R&D예산 복원을 요구했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 대통령인가"라고 논평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이 때다 싶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무분별한 비난과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 공당으로 최소한의 품격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맞받아쳤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 의도적인 소란을 일으킨 행위자는 카이스트 졸업생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던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밝혀졌다"면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한순간에 소란의 장으로 뒤바뀐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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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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