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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종로구 해남2빌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을 앞두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에서 '이재명 사천(私薦) 논란'이 확산되자 야권의 원로들이 이 대표를 향해 작심발언을 한 것이다.
두 원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일찍이 우리 민주당의 공천이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런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대표가 여러 번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천 과정에서 당이 사분오열되고 서로의 신뢰를 잃게 되면 국민의 마음도 잃게 된다. 국민의 마음을 잃으면, 입법부까지 넘겨주게 된다"며 "앞으로 남은 윤석열 검찰 정부 3년 동안 우리 민주당은 국민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천에 앞서 이 대표를 만났던 이들이 입장문을 낸 것은 민주당에서 공천 파동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을 제외한 여론조사가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와 강성 지지층에 이견을 냈던 의원들이 '하위 20%' 통보를 받으면서 공천 갈등이 발생한 상황이다. 이후 탈당 등 당의 분열 양상이 계속되자 원로들이 '회초리'를 든 것이다.
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 임채정·김원기·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당 원로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이 대표의 '불공정 공천' 문제를 논의했다. 나머지 당 원로들도 이 대표의 사천 논란이 탈당 등 당 분열 움직임으로 확전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정 전 총리는 이날 회동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두 원로는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은 내려놓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당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주체가 불분명한 여론조사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이 대표는 의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