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신천에서 수달을 만나다

  • 이명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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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5 14:09  |  수정 2024-03-06 09:19  |  발행일 2024-03-06 제24면
수달1
지난 3일 오후 6시 40분쯤 대구 신천교~칠성교 일대에서 목격한 수달 모습.
수달2
지난 3일 오후 6시 40분쯤 대구 신천교~칠성교 일대에서 목격한 수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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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6시 40분쯤 대구 신천교~칠성교 일대에서 목격한 수달 모습.

첨벙첨벙… 지난 3일 오후 6시 40분쯤 어둠이 짙어지는 저녁 시간, 대구 신천교와 칠성교 일대를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예사롭지 않은 소리가 들려왔다.

평소보다 바닥이 드러난 신천은 수십 마리의 잉어 떼가 모여 수면에 꼬리치며 첨벙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이와는 달랐다. 연속적인 소리, 날렵한 움직임. 수달 한 쌍이 포착됐다. 사진으로만 보던 수달을 직접 만나는 행운이 왔다.

까맣고 죽 뻗은 몸통은 윤기가 났다. 몸길이 못지않은 긴 꼬리를 가졌다. 제법 날이 풀려 수영을 즐기는 모습이 여유로웠다. 두 마리는 어느덧 장난기가 발동한 듯, 한데 엉겨 붙었다. 활기찬 자맥질은 자못 씨름 선수 같았다.

사람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수달은 잠시 후 풀숲에 빠르게 몸을 숨겼다. 하지만 두려움조차 노는 즐거움을 막을 수 없었는지, 다시 밖으로 달려 나와 장난치기 바빴다. 10여 분 동안 숨죽여 본 수달의 모습은 생명이 주는 '생기', 그 자체였다.

현재 신천 주변은 공사 중이다. 2030년까지 신천 수변공원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물막이 공사를 하며 물길을 막기도 했고, 대봉교 아래는 올해 7월 개장을 목표로 신천 사계절 물놀이장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산책과 나들이로 이용하는 사람에겐 '파도풀' '스케이트장' '수변무대'가 좋아 보이지만, 신천에 터전을 둔 수달·백로·청둥오리·물고기에게도 반가운 소식일까.

글·사진=이명주 시민기자 impse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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