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못받는 업체 증가…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액 급증

  • 박주희
  • |
  • 입력 2024-03-24 16:12  |  수정 2024-03-24 16:19  |  발행일 2024-03-24
지난해 청구액, 전년 대비 23.1% 증가…"올 1∼2월은 30%대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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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건설업계 일각에서 '4월 위기설'이 불거져 나오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청구하는 보증금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청구는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할 때 이뤄진다는 점에서 건설경기가 녹록치 않다는 방증이다.

24일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보증금 청구액은 2천354억원으로 전년보다 23.1%가 늘었다.
보증금 청구액은 2021년 1천531억원, 2022년 1천912억원, 2023년 2천354억원 등 최근 3년간 매년 20%대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보증금 청구액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상승 폭마저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 1∼2월 청구액은 작년 동기 대비 30%대의 증가율을 보였다는 게 전문건설공제조합 측 설명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는 보증에 가입한 조합원사가 공사대금 등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다. 조합원사는 공사를 수주받아 시작하기 전 보증에 가입한다.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공사가 원활치 않아 공사대금을 못 받았을 경우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보증금을 청구한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자금 조달 여건 악화, 수주 감소 등으로 녹록지 않은 건설경기가 지속되면서 조합원사들의 보증금 청구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올해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보증금 청구 증가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 18일 확대간부 회의를 열고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보증금 청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에 우상향 곡선을 그렸는데, 현재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최근 시공 순위 100위권 안팎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4월 총선 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전문 분야 공사를 수행하는 전문건설사를 조합원사로 하며, 현재 6만개 넘는 건설사가 가입해 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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