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작 오페라 작품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동주최로 이름 올린 이유는

  • 최미애
  • |
  • 입력 2024-04-03 17:03  |  수정 2024-04-03 19:10  |  발행일 2024-04-04 제14면
최초 공고에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 연출로 명시 했다 수정
정 관장 이름 빠지고 대구오페라하우스 공동주최로
문화계 일각 "지난해 구설수 피하려"
정관장 "예우차원, 빼라고 했다"
"공동주최도 모양새 이상하다" 지적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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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화회관 제작 오페라 '나비부인' 오디션 최초 공고문에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이 연출로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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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화회관이 제작하는 오페라 '나비부인' 오디션 수정 공고문.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의 이름이 빠져 있다. <인터넷 캡처>

부산문화회관이 제작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동 주최로 이름을 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작품 오디션 최초 공고에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이 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내리는 촌극도 벌어졌다.

지난달 25일 부산문화회관은 오페라 '나비부인' 출연진 오디션 공고를 재단 홈페이지에 올렸다. 오는 8월31일부터 9월1일까지 2차례 진행되는 이 공연은 부산시, 부산문화회관이 주최한다고 공지됐다. 특히 부산문화회관 SNS 등에 함께 올라온 공고문에는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이 연출을 맡는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부산문화회관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홈페이지와 SNS 등에 올린 최초 공고를 내렸다가, 이후 다시 수정해 게시했다. 2일 기준 수정된 공고문에는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의 이름이 빠지고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동주최한다고 명시됐다. 영남일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3일에는 '공동주최'에서 '협력 제작'으로 문구를 다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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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올라온 재수정 공고문. 영남일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대구오페라하우스 공동주최에서 협력제작으로 바꿨다.인터넷 캡처


지역 문화계 일각에선 이를 지난해 불거진 구설수와 유사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지난해 오페라하우스 개관 20주년 기념공연이 열리는 시기 사적인 업무를 위해 휴가를 내고 해외로 나가 구설수(영남일보 2023년 8월22일자 2면 보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정 관장은 불가리아 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나비부인'의 연출을 맡았다. 이 공연장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해외 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해당 공연 포스터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이름이 올라와 있지 않았다.

지역 문화계에선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동 주최로 이름을 올리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취지로 부산오페라 하우스 설립 기원 및 부산 지역 오페라 관객 개발을 꼽고 있다.

지역 공연계 한 관계자는 "공동 주최는 수익금 배분, 예산 공동 투자 등 어떤 이유가 있거나 상호 대등한 관계로 공연할 때 하는 것이다. 공연 취지나 상황을 고려하면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은 올해로 3년째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 무대, 의상, 소품을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그 취지로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갑균 관장은 "재작년 '라 보엠', 지난해 '토스카'의 무대, 의상 등을 가져갔는데, 다른 공연장에서 렌탈을 해가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여비를 받는다. 공공기관이다보니 명분이 필요해 공동주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연출자로 이름이 올라갔다 내려간 것에 대해선 "옛날에 내가 연출해놓은 작품이라 나는 못가지만 재연출을 맡은 연출가가 하기로 했다. 부산문화회관 측에선 예우 차원에서 내가 오리지널 연출이다보니 이름을 올렸는데, 그래서 빼라고 했다"고 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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