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최악 시나리오'…5차 중동전쟁까지 터지나

  • 입력 2024-04-15 08:25  |  수정 2024-04-15 08:26  |  발행일 2024-04-15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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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수도인 텔아비브의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전시 각료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란의 자국 공격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중동의 앙숙' 이란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피폭을 계기로 사상 처음으로 직접 충돌하면서 6개월간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으로 격랑에 휩싸였던 중동에 거센 폭풍이 불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이 종결되지 않으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셈이다.

중동 한복판을 횡단한 이란의 공습에 '대리 세력'으로 불리는 무장세력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세계가 '5차 중동전쟁'을 눈앞에 둔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스라엘은 재반격을 벼르고 있지만 우방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즉시 이에 제동을 걸었다.

■ 이란
미사일·무장드론 300여기 동원
자국 영사관 피격에 보복 공습


◆'불구대천' 이란-이스라엘 처음으로 직접 충돌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등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 밤부터 무인기와 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은 이번 공격에 170기의 무장 드론을 출격시키고 30여기의 순항 미사일과 120여기의 탄도 미사일을 동원했다.

드론과 순항 미사일 대부분은 이스라엘 영토 진입 전후 이스라엘, 미국 등 동맹국의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탄도 미사일 몇발이 방공망을 뚫고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를 타격했지만 피해는 미미했고 99%가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을 주도한 이란 정예 혁명수비대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내부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진실의 약속'으로 명명된 이번 공격은 반서방 정권이 들어선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첫 정면충돌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공격의 주체가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 등을 타격하거나 요인을 암살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 및 시리아의 민병대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통해 이스라엘과 무력 대치해왔다.

■ 이스라엘
네타냐후, 전시 각료회의 소집
對이란 재보복 검토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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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에 공격을 감행한 14일(현지시각) 수도 테헤란의 영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이란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가로지른 장거리 공격에 중동 '준전시 상황'

이번 공격은 이란에서 발사된 드론과 미사일이 최소 2개국의 영공을 가로질러 약 1천㎞의 장거리를 날아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했다.

이란의 미사일 등 발사에 공격 경로에 있는 이라크와 요르단은 물론 시리아와 레바논 등 인근 국가는 영공을 일시 폐쇄하고 방공망을 가동하는 등 준전시 상황이됐다. 요르단은 자국 영공에 침투한 일부 드론을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친이란 무장 단체들도 공격에 가담하면서 위기가 증폭됐다. 지난 6개월간 가자지구 전쟁에 무력으로 개입해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란 공격에 맞춰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에 수십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쐈고, 홍해 물류를 마비시켰던 예멘 반군 후티도 이스라엘을 겨냥해 드론을 출격시키기도 했다. 이란의 공세에 맞춰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하마스 측의 로켓이 날아들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전면전에 돌입했을 경우 예상되는 5차 중동전쟁의 양상이 이번 공격을 통해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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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화약고 중동 피의 악순환 우려
이스라엘 재반격 강력히 반대


◆재반격 벼르는 이스라엘에 미국은 '자제' 압박

이번 사태가 실제 5번째 중동 전쟁으로 비화할지는 이스라엘의 결정에 달렸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공격이 시작된 직후 전시 각료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이란의 공습 방어가 일단락되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뚜렷한 원칙을 결정했다"며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누구든 해칠 것"이라고 재보복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의 재반격은 이미 위태로운 중동의 상황을 걷잡을 수 없는 불길로 이끌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이번 공격에서 이스라엘의 방어를 도운 미국을 비롯한 우방과 인근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재반격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 CNN 방송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하면서 재반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을 겨냥한 어떤 공세 작전에도 참여하거나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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