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그림자 여전…지난해 대구 아동·노인학대 신고 건수 역대 최고치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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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30 18:07  |  수정 2024-04-30 18:20  |  발행일 2024-05-01 제1면
지난해 대구지역 아동·노인학대 신고 건수 각각 1천397건, 845건
입건 각각 693·239건…신체학대·정서학대 등 순으로 많아
[포토뉴스]
지난 2021년 3월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의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영남일보 DB

지난해 대구에서 아동·노인학대 신고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피해 사례로 판정된 아동·노인 학대 중에선 신체적 학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0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천397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연도별로는 2019년 983건, 2020년 982건, 2021년 1천347건, 2022년 1천242건, 2023년 1천397건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피해 사례로 판정돼 입건된 건수도 급증하는 모양새다. 2019년 203건이었던 입건 건수는 지난해 693건으로 4년 새 3.4배 증가했다. 지난해 발생한 아동 학대 사례로는 신체학대가 399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서학대(161건), 중복(학대 사례 2개 이상·58건), 방임(54건), 성적학대(18건), 기타(3건)가 뒤를 이었다.

노인학대 신고 건수도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019년 541건, 2020년 682건, 2021년 683건, 2022년 663건, 2023년 845건이었다. 입건 건수는 2019년 131건, 2020년 126건, 2021년 161건, 2022년 176건, 2023년 239건으로 최근 5년간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노인학대 사례 중에선 신체학대가 200건으로 전체 피해 유형 중 80% 이상을 차지했고 정서학대(24건), 기타(12건), 중복(3건) 순이었다.

아동 학대 신고(입건) 건수가 증가한 데는 아동학대범죄처벌법 관련 제도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노인의 경우 인구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인 일명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2021년부턴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따라 지자체마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아동학대조사·아동보호)을 새롭게 배치하고,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 받은 경찰이 의무적으로 조사 및 수사에 나서도록 대응 체계도 강화됐다. 현재 대구 9개 구·군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모두 46명이다.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노인 인권을 침해하는 학대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019년 15.6%, 2020년 16.6%, 2021년 17.5%, 2022년 18.4%, 2023년 19.6%로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학대는 대부분 가정에서 이뤄진다. 특히, 노인 학대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아동 학대에 비해 덜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학대 예방 경찰관을 통해 학대 범죄 예방과 학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에 힘쓰는 한편, 각 지자체와 손을 잡고 현장 대응력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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