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폐지 줍는 노인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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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14  |  수정 2024-05-14 07:05  |  발행일 2024-05-14 제23면

지난해 12월 통계청의 ‘장래 인구추계(2022~2072년)’를 살펴보면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천만명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노인 인구가 20% 이상이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출생아가 가장 많았다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에 태어난 700만명 중 1959년생이 노인 대열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의뢰해 지난해 폐지 수집 노인 1천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연령은 76세였다. 성별로는 남성(57.7%)이 여성(42.3%)보다 많다. 홀몸 어르신은 36.4%였다. 폐지를 줍는 노인의 시간당 소득은 1천226원으로 최저 임금의 12.7% 수준으로 어르신 가난 문제를 보여주는 단면에 불과하다. 지난해 OECD가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무려 40.4%로 1위다.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다. 고령일수록 빈곤율이 높아져 70대 중반 이상 2명 중 1명은 빈곤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20.2%)과 미국(22.8%)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슬란드(3.1%), 노르웨이(3.8%), 덴마크(4.3%), 프랑스(4.4%) 등 유럽국가의 노인 빈곤율은 매우 낮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3대 노인 고통(빈곤·질병·고독)의 영향으로 노인 자살률을 1위로 끌어올렸다. 빈곤의 늪에 빠진 노인층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루 평균 5.4시간 주운 폐지를 팔아 월 15만9천원을 버는 노인 문제를 되짚어봐야 할 때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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