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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꼬시회를 먹을 기회가 생겼다. 다만 초장 혹은 간장에 찍어 먹는 회가 아니라 물회였다. 걱정부터 앞섰다. 한 젓가락씩 먹는 회가 아니라 물에 회를 말아 후루룩 먹어야 하는데, 생선 뼈가 방해되리라 생각했다. 내게 괜한 걱정을 했다는 것과 세꼬시회 맛을 알게 해준 건 대구 달서구 앞산 인근에 있는 '삼천포 세꼬시' 식당이다.
땅콩을 까먹으면서 기다리던 물회가 나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살얼음 육수다. 날씨가 더울수록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는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또 배, 미나리, 깻잎, 오이, 양파와 함께 도다리 세꼬시회도 푸짐하게 얹어져 있었다.
물회를 비비다 보면 살얼음이 녹고, 각 채소에서 물이 나와 자작하게 국물이 생긴다. 이 국물도 맛있지만, 이 식당이 자랑하는 것은 세꼬시회다. 직접 동해에서 낚시로 잡은 도다리를 최대한 얇게 썰었다. 특유의 고소함을 놓지 않으면서도 세꼬시회를 꺼리는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언젠가 세꼬시회를 먹어보고 싶었던 건 어머니 덕분이다. 나보다 적어도 '회 경력'이 10배는 많을 나의 어머니는 항상 세꼬시회가 더 맛있다고 하셨다. 그 고소함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세꼬시회의 매력을 쉽게 접해보고 싶다면 '삼천포 세꼬시' 식당을 추천한다.
글·사진=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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