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맛집] 부드러운 매력 세꼬시회…얼음 동동 육수까지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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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31  |  수정 2024-05-31 08:07  |  발행일 2024-05-31 제18면
맛나게, 멋나게~
[대구 맛집] 부드러운 매력 세꼬시회…얼음 동동 육수까지
연고가 있는 경북 영덕과 포항을 오가며 생선회를 몇 번 먹어봤지만, 아직도 나를 '회 초보자'로 만드는 사실이 있다. 뼈째 썬 '세꼬시회' 맛을 모른다는 것. 맛을 모른다기보다 세꼬시회 특유의 까끌까끌한 식감과 혹여나 가시에 찔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아직 어려운 음식으로 남아있다.

최근 세꼬시회를 먹을 기회가 생겼다. 다만 초장 혹은 간장에 찍어 먹는 회가 아니라 물회였다. 걱정부터 앞섰다. 한 젓가락씩 먹는 회가 아니라 물에 회를 말아 후루룩 먹어야 하는데, 생선 뼈가 방해되리라 생각했다. 내게 괜한 걱정을 했다는 것과 세꼬시회 맛을 알게 해준 건 대구 달서구 앞산 인근에 있는 '삼천포 세꼬시' 식당이다.

땅콩을 까먹으면서 기다리던 물회가 나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살얼음 육수다. 날씨가 더울수록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는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또 배, 미나리, 깻잎, 오이, 양파와 함께 도다리 세꼬시회도 푸짐하게 얹어져 있었다.

물회를 비비다 보면 살얼음이 녹고, 각 채소에서 물이 나와 자작하게 국물이 생긴다. 이 국물도 맛있지만, 이 식당이 자랑하는 것은 세꼬시회다. 직접 동해에서 낚시로 잡은 도다리를 최대한 얇게 썰었다. 특유의 고소함을 놓지 않으면서도 세꼬시회를 꺼리는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언젠가 세꼬시회를 먹어보고 싶었던 건 어머니 덕분이다. 나보다 적어도 '회 경력'이 10배는 많을 나의 어머니는 항상 세꼬시회가 더 맛있다고 하셨다. 그 고소함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세꼬시회의 매력을 쉽게 접해보고 싶다면 '삼천포 세꼬시' 식당을 추천한다.

글·사진=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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