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탑재한 애플 생태계…'시리'는 챗GPT 품는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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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2  |  수정 2024-06-11 12:42  |  발행일 2024-06-12 제15면
10일 애플 파크 본사서 'WWDC 2024' 개최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등 소개…음성비서 '시리'엔 챗GPT 접목

"혁신 없다" 평가에 주가는 1.9%↓…머스크 "내 회사엔 애플 기기 반입 금지할 것"
AI 탑재한 애플 생태계…시리는 챗GPT 품는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10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열린 WWDC 2024에서 신제품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플 생태계'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됐다. AI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애플이 자신만의 공식으로 AI 시스템을 풀어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혁신의 아이콘'이란 별명이 무색할 만큼 기존 기술을 그대로 도입하는 것에 그쳤다고 폄훼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를 개최했다. 이날 애플은 자사 운영체제 ' iOS'에 AI 기능을 본격적으로 탑재한다고 밝혔다.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란 이름이 붙은 애플의 AI 시스템은 사용자의 텍스트 요약, 이미지 생성 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온디바이스 형태로 제공되고, 처리량이 큰 정보는 유출 걱정이 없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다뤄져 개인정보 보안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오픈AI와 파트너쉽을 통해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Siri)'에 챗GPT를 접목한다. 2011년 개발된 시리는 생성형 AI이자 음성형인 챗GPT-4o(포오)를 만나 한층 더 똑똑한 대화형 AI 비서로 거듭나게 된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챗GPT는 현재 가장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델이라 생각했다. 생성형 AI를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봤고 이제 그 기술을 애플 방식으로 첫 단추를 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챗GPT는 우리 옵션 중 하나일 뿐이다. 챗GPT가 우리 모델 위에 구축된 것이다. 시리가 챗GPT 정보를 가져올 땐 이용자에게 확인하고, 이에 동의하면 개인정보 보호 범위를 벗어나 챗GPT를 사용하게 된다"며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다른 모델 접목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소 시큰둥하다. 애플이 공개한 AI 기능에 '혁신'이 없었다는 것. 이에 주가는 1.91% 미끄러졌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애플의 AI는 '새로움'보다는 기존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새 스마트폰을 사야 하는 사람이라면 AI 스마트폰 구매를 고려하겠지만, 아직 AI 기능이 곧 스마트폰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는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애플과 오픈AI의 결합에 강하게 반발했다. 머스크는 2015년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함께 오픈AI를 창립한 멤버지만, 이후 이해충돌 등으로 갈라서면서 이사직 사임 및 투자 지분 철회를 결정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애플이 운영체제 수준에서 오픈AI와 통합하면 내 회사에선 애플 기기 반입이 금지될 것"이라며 "애플은 자체 AI를 만들지 못하면서 오픈AI가 당사 보안,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보장한다고 공언한 것은 터무니없다"고 힐난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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