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씨(39·대구 달성군)는 최근 화원읍 천내천에서 운동 중 모기에 물려 병원을 찾았다. 박씨는 "매일 저녁 운동을 하러 나가는데, 모기에 물려 팔과 다리가 부어 올랐다"며 "다행히 바로 회복했지만, 모기 매개 감염병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 더위에 모기가 극성을 부리며 여름철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의 밀도가 10.4개체로 나타났다. 평년의 5.5개체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6월 18일 발령된 말라리아 주의보는 기존 경기 북부나 강원도 등 북한 접경지역에 국한됐다. 올해부터는 '말라리아 주의 경보체계'가 도입되면서 서울까지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기후변화로 모기 밀도가 늘어나면서 위험지역 범위가 남쪽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말라리아는 해마다 7∼8월에 발생률이 높다. 감염 시 잠복기는 14일에서 최대 1년 이상 지속할 수 있다. 초기 증상으로 고열, 오한, 무기력증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48시간 주기로 발생한다. 이후 두통이나 구역, 설사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지난 7월 25일 일본뇌염을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전체 모기의 58.4%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이 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한다.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일본 뇌염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드물게는 뇌염으로 진행돼 고열, 발작, 착란, 경련, 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뎅기열 감염병도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주로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한 여행객들로부터 유입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뎅기열은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감염 시 5~7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두통,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되나 일부는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지역을 여행한 후 발열 등의 증상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필요 시 대구공항 검역소나 수성구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다.
뎅기열 감염자는 올 7월 말 기준으로 전국 106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대구는 6월 1명, 7월 1명으로 총 2명이다.
모기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모기가 활동하는 야간에는 야외에 장시간 머무르지 않는 게 좋다. 야외활동 시 밝은색 긴 팔, 긴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기피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권장한다. 모기 활동 장소에서 취침할 경우 방충망을 설치하거나 기피제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국내외 위험지역 방문 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해외 말라리아 위험지역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을 여행할 때 출발 2주 전부터 의사와 상담하여 예방약을 복용해야 하고, 귀국 후에도 한 달 정도 발열 등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관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대구에는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7월 25일 일본뇌염 경보 발령에 따라 시민들은 주의해야 한다"며 "국가예방접종 대상 아동은 표준 접종 일정에 맞춰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완료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