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 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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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09  |  수정 2024-08-09 08:10  |  발행일 2024-08-09 제18면
바라만 봐도…'쉼' 젖어드네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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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4) 힐링과 물멍의 세계,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경산시민이 경산시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는 저수지 10곳으로 선정한 문천지(위쪽부터), 삼정지, 반곡지, 외촌지, 토산지, 남매지, 주을지, 중산지, 소월지, 제1부제지. 경산시는 이들 10곳의 저수지를 생태관광 수요를 이끌 특색 있는 명소로 가꾸어 나갈 예정이다.

인간의 뇌에는 멍한 상태이거나 몽상에 빠졌을 때 활발해지는 영역이 있다고 한다. 뇌가 휴식을 취할 때 뇌의 DMN(Default Mode Network) 부위가 활성화되는데, 이때 뇌는 과 부화된 정보를 삭제하고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저장할 공간을 마련한다. '쉼'이란 결국 중요한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필요 없는 물건들은 버리는 청소와 같은 것이다. 잘 정리된 책상에 앉아야 비로소 일에 집중할 수 있듯이, '쉼'을 통해 잘 정리된 일상은 또 다른 일을 해낼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쉬는 시간에 무엇을 할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2023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의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참여한 여가 활동 1위는 31.6%로 TV 시청, 2위는 10.5%로 모바일 콘텐츠 및 OTT시청, 3위는 7.4%로 산책 및 걷기였다. 주요 여가 활동으로 TV시청이 다소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참여한 여가 활동 중에 가장 만족했던 여가 활동을 다시 조사해 보니 1위가 23.3%로 '산책 및 걷기'였다. 아름다운 장소를 걷거나 찾았을 때 가장 '쉼'다운 '쉼'을 느꼈다는 것이다.

경산시가 최근 최고의 힐링 장소를 제시했다. 경산시는 지난 5월 경산시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는 저수지 30곳을 대상으로 시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를 통해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이 선정됐다. 이번 선호도 조사에는 2천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으로는 △문천지 △삼정지 △반곡지 △외촌지 △토산지 △남매지 △주을지 △중산지 △소월지 △제1부제지가 선정됐으며, 경산시는 생태관광 수요를 이끌 특색 있는 명소로 가꾸어 나갈 예정이다.

◆대구경북 최대 규모의 낚시터 문천지

시민들이 선정한 대표 저수지 그 첫째 장소로 이동한다. 경산시 진량읍 문천 2리에 위치한 '문천지'는 대구경북에서 이름난 최대 규모의 저수지이다. 131만㎥에 둘레길만 약 7㎞에 달한다. 여름철 가족 동반으로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공간이기도 하다. 경산 대표 저수지 10선 조사에서도 1천136명이 투표하면서 선호도 1위에 올랐다. 문천지를 거닐다 보면 씨알 굵은 붕어를 낚아 올리는 낚시인, 아이와 함께 생태체험을 즐기는 가족, 때론 청춘을 논하는 대학생들을 만나기도 한다. 2013년부터 수질개선 및 습지와 인공물섬 등을 조성하면서 생태공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대구대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만든 '늘푸른테마공원'은 문천지의 핫플레이스다. 약 1만8천㎡ 규모의 '늘푸른테마공원'에서는 봄에는 어른 키만 한 청보리밭을, 가을인 9월 초에는 메밀밭을 거닐 수 있다. 메밀밭에서 바라보는 문천지는 그야말로 별천지다.

◆문화를 품고 있는 삼정지

둘째로 사랑받은 저수지는 경산시 자인면을 대표하는, 지역의 주요 관문인 삼정지이다. 서부리 마을의 가운데에 위치한 '삼정지'는 조선 성종 11년(1480년)에 만들어졌으며, 세 골짜기에서 물이 모여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어 '쌍둥이 못'이라고도 한다. 특히 삼정지에는 물 위로 솟은 작은 섬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무덤이다. 자인 지역의 수호신(守護神)인 한 장군이 탔던 말의 무덤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 '한장군 말 무덤'이라 불린다. 1988년 삼정지 준설 작업 시 허물어진 말무덤 주변에서 실제 토기와 기와 등이 출토되면서 마을 사람들이 예사롭지 않게 여겨 새롭게 석축을 쌓아 보존했다고 한다. 특별한 이야기를 품은 삼정지 주변으로는 걸어서 40분 정도 걸리는 둘레길이 마련되어 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삼정지가 품은 분홍빛 연꽃들이 손을 흔들고, 이에 화답해 풍성한 버드나무도 몸을 흔든다. 삼정지에서 연꽃향을 즐기고 육교만 지나면 경북도 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된 자인계정숲도 만날 수 있는데, 구릉지에 남아 있는 천연림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자연 숲이다. 숲으로 들어서면 이팝나무, 말채나무,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의 향토수목들을 만날 수 있다. 자인계정숲으로 이어지는 삼정지에는 경관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운 야경을 선사할 예정이라니 밤 풍경도 기대할 만하다.


저수지 30곳 대상 시민 선호도 조사
지역 대표성·상징성 갖춘 10곳 선정
특색있는 '생태관광 명소'로 변신 중

대구경북 최대규모 문천지 첫손 꼽혀
자인면 대표 삼정지 둘째로 사랑받아
캠핑·낚시에 제격 저수지도 곳곳에



◆사진찍기 좋은 명소 반곡지

어릴 적 하얀 도화지의 한쪽에 나무 모양으로 물감을 찍어 반으로 접으면 똑같은 모양이 찍혀 나오던 데칼코마니. 경산시 남산면의 반곡지 제방을 따라 늘어선 약 20그루의 왕버드나무가 반곡지 물가에 비치는 모습은 꼭 데칼코마니를 보듯 신비감을 안겨준다. 200년이 넘은 왕버드나무가 줄지어 선 반곡지는 경산의 저수지 중에서도 포토 스폿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주변에 복숭아 과수원이 있어 복사꽃 필 무렵이 되면 반곡지는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된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 2013년 안전행정부 '우리 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에 선정된 이유다. 이처럼 풍경이 빼어나 영화나 TV 드라마의 배경이 되면서 전국구로 알려졌는데 '아랑사또전' '허삼관 매혈기' '대왕의 꿈' 등이 반곡지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들이다. 영화 배경지 여행을 계획한다면 첫 번째 장소로 추천한다.

◆하룻밤 보내기 좋은 계곡형 외촌지

경산시 용성면 외촌리에 위치한 외촌지는 경북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계곡형 대형지로 탁월한 수질과 풍광을 가졌다. 뭍에 서서 바라보면 탁 트인 풍경에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특히나 5월 중순 이후가 되면 밤낚시 시즌이 돌아오는데, 제법 굵은 붕어를 낚아 올리는 낚시인들도 많다. 가족들과 소소한 캠핑을 하고 싶다면 외촌지가 제격이다.

◆천연기념물 수달이 사는 토산지

도심의 모습을 품은 힐링 장소인 토산지도 경산 대표 저수지 순위에 들었다. 도심 속에 위치한 토산지를 찾으면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1급수에만 산다는 수달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수달의 서식지인 토산지에서는 시민들이 아침 조깅을 하다가 수달과 인사를 나누는 행운을 맛보기도 한다. 깨끗하게 조성된 나무 데크가 있어 유모차를 끌고도 주변을 산책할 수 있다. 특히 계절마다 토산지 주변 산책로와 연계한 꽃길을 조성하고 있어 꽃구경이 일품이다. 2023년 토산지 산책길에 방치돼 있던 유휴지를 정비해 느티나무 아래 주민 힐링 쉼터를 조성하고, 삼색등을 설치하고 잔디 등을 식재하면서 경관 조경도 개선해 토산지를 찾은 이용객들의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맨발 걷기에 최적화된 남매지

경산시 계양동에 소재한 남매지는 수혜 면적 158.6㏊, 제방 길이 520m에 이르는 큰 규모의 저수지이다. 총 2.4㎞의 남매지를 둘러볼 때, 맨발이어도 좋고, 운동화 하나만 있어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즐겨도 좋다. 남매지를 걷다 보면 소담길이라는 안내판을 만나는데,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증진하고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2014년 경산시 보건소가 조성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500m의 소담길을 걸으면 저절로 태교가 될 듯하다. 경산시에서는 2009년부터 5년 동안 남매지 일원을 공원화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2013년에 산책로, 수상 관찰 데크, 연꽃식물원, 음악 분수, 바닥 분수 등을 설치했다. 특히 맨발 걷기 길이 조성되면서 맨발 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수초의 향연 주을지

우리가 흔히 개구리밥이라고 부르는 수초는 올챙이가 먹는 풀로 물 위에 떠다닌다고 해서 부평초라고도 불린다. 수초가 많은 지역에는 갖가지 곤충이나 개구리뿐만 아니라 이름 모를 새들도 찾기 마련이다. 자인면 계남2리에 위치한 주을지는 부평초, 말풀, 갈대 등의 수초가 풍부한 생태지역이다. 수초가 많아 물이 마르지 않기 때문에 붕어가 많이 서식해 낚시인들에게도 주요 포인트로 여겨지는 곳이다. 삼삼오오 모인 낚시인들을 자주 마주할 수 있고, 저녁 시간대에 큰 붕어가 종종 올라온다는 낚시인들의 노하우도 슬쩍 전수받을 수 있다.

◆야경명소로 유명한 중산지

경산시 서부 2동에 위치한 중산지는 야경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중산동 옛 공장 부지였던 이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중산지 또한 시민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되었는데, 중산지에 어둠이 내리면 색색의 조명이 켜지고 화려한 음악 분수 쇼가 시작된다. 주변 아파트의 불빛도 더해져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알록달록한 LED가 밝혀주는 중앙광장과 은은한 불빛을 따라 거니는 야간 산책은 여유로운 밤을 선사한다.

◆월척이요 외치고 싶다면 소월지

와촌면 소월리의 소월지는 하양읍과 영천시 금호읍을 가로지르는 금호강 북쪽에 넓게 형성된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 경산 지역에서는 두 번째 규모의 저수지이다. 봄날 소월지로 향하는 길은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길이다. 저수지 안에서는 잉어들이 산란을 위해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소월지는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로 채워져 깨끗하고, 월척 붕어가 낚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며느리 못이라 불리는 제1부제지

김해 김씨 집성촌인 자인면 단북리 바로 앞에는 '며느리 못'이라 부르는 '부제지'가 있다. 저수지 축조 때 마을의 며느리들까지 부역에 동원되어 앞치마에 흙을 담아 날랐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대경대학교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제1부제지'의 산책로에 들어서면 왼쪽에는 저수지가, 오른쪽에는 푸른 숲이 나란히 따라온다. 푸른 숲은 나무가 울창해 고개만 돌리면 저수지에서 산속으로 공간을 이동하는 듯하다. 숲을 즐기는 사이 뒤쪽에서 물고기가 튀어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가물치를 낚아 올린 낚시인들의 기분 좋은 탄성도 함께 울린다. 이곳 또한 최고의 낚시 포인트다.

농경시대 논과 밭에 물을 대던 저수지는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마음에 휴식의 물길을 대어주는 힐링의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일상의 고민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 아무 생각 없이 '물멍'을 시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저수지. 경산시가 품은 매력 만점의 저수지들이라면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일상이 답답하다면 시민들이 직접 선정한 경산의 아름다운 저수지를 찾아 진정한 물멍을 즐겨볼 일이다.

글=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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