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지난 9일부터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완전히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연합뉴스. |
남북 육로의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한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의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이 있다.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그 가림막 뒤에서 작업하는 것들이 식별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작업은) 이르면 오늘도 가능한 상태이고, 북한이 공개한 대로 폭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폭파하게 되면 알려드리겠다"며 "북한이 경의선·동해선에서의 보여주기식 폭파, 또 작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군은 대비하고 있다. 북한이 도발하게 되면 우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보도문을 통해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같은 날 '유엔사-북한군 통신선'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서도 "우리 측은 10월 9일부터 남쪽 국경선 일대에 우리 측 지역에서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착된 북한의 활동은 이러한 발표에 따라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 공사를 하려는 작업이란 게 우리 군의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을 잇는 도로 주변에 지뢰를 매설하거나 가로등, 철로 제거 등 육로를 단절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4월부터는 비무장지대에 대전차 장애물로 추정되는 방벽을 설치하고 지뢰 매설, 철조망 설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남북 육로 차단 작업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현재 경의선과 동해선은 완전 철거되고 허허벌판"이라며 "대전차 방벽과 유사한 형태로 10여 곳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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