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와룡윗공원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날리고있다. 영남일보DB. |
역대급 폭염이 맹위를 떨친 올여름에 대구지역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합성어)'로 불리는 전국 대표 폭염 도시 대구에서 이룬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여름 지역 온열질환자는 총 6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9명보다 13.6% 증가한 것이지만, 전국적으로 7대 특별·광역시 중 최저 온열질환자를 기록하는 반전을 이뤘다.
비슷한 규모 도시인 부산(129명), 인천(205명)보다 확연히 낮은 수치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해도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세종시(29명) 다음으로 낮은 순위다.
올여름 대구에는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폭염 일수가 53일로, 지난해(27일)의 두 배에 가까웠다. 이는 1994년의 60일, 2013년의 53일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이다. 밤 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36일로, 지난해(11일)의 3배 이상이었다. 열대야가 37일간 이어졌던 1994년에서 하루 모자랐다.
이처럼 역대급 폭염에도 '선방'한 데는 3대 취약분야 집중 점검 등 폭염 대표 도시 대구시의 노하우가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시는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폭염 종합대책을 운영했다. 대책 기간 운영한 폭염대책 TF에는 유관기관을 포함해 총 5천68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폭염 3대 취약분야인 △노숙인, 쪽방 주민, 독거 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현장 근로자 △노년층 농업종사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폭염 대응을 추진했다.
지난 7월22일부터는 폭염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상향했고, 13개 부서에서 운영 중인 폭염대책 TF에 체육 및 도시 안전 2개 부서를 추가해 72일간 비상 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또 올해 스마트그늘막 80개소와 함께 쿨링포그(물안개 분사 장치) 8개소(기존 89개소), 바닥분수 1개소(기존 77개소) 등 115개소를 추가 설치했다. 이들 시설을 포함한 폭염 저감시설 2천467개소를 전면 가동했다.
뜨거운 도심 열기를 식히기 위해 달구벌대로 등 6개 구간(13.6㎞)에는 도로 살수 자동시스템(클린로드)을 하루 4회 가동했다. 9개 구·군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살수차 24대(연 798대)를 임차해 하루 666㎞ 구간 총연장 1만9천985㎞에 물을 뿌렸다.
아울러 구·군과 함께 폭염경보 발효 기간(총 17회) 유동인구가 많은 경상감영공원, 청라언덕역, 동대구역 광장 등 다중이용 장소 13개소에 자원봉사센터 소속 219개 봉사단체를 중심으로 청라수(병입 수돗물)를 배부했다.
홍성주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역대급 폭염 속에서도 시민의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특색있는 예방 활동을 추진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폭염 특성에 맞는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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