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
1935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이 전 부의장은 광복 후 가족과 함께 귀국해 지금은 포항시와 통합된 경북 '영일'에서 포항 동지상고를 나왔다. 이후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했으나 부상으로 중퇴하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61년 코오롱상사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초고속 승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내에서는 코오롱 사장, 코오롱상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88년 코오롱그룹 고문으로 있던 당시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경북 영일·울릉 지역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4대에서 포항 남구-울릉으로 지역구가 개편된 뒤에도 당선되 18대까지 내리 6선을 지냈다. 경제 전문가였던 이 전 부의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으로서 금융개혁법 통과를 이끌어내며 이른바 '미스터 위기 관리'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치열하게 맞붙은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갈등을 조정해 당의 단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사진은 동생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지난 2011년 청와대에서 함께 이동하는 이상득 전 부의장. 연합뉴스 |
고향이자 지역구인 포항 정·재계는 고인의 별세에 아쉬움을 표했다. 고인이 정계에 몸담았던 시기, 포항은 대규모의 SOC 사업을 통해 지역 발전의 초석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간 포항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연구소 포항 유치 △영일만항 건설 △포항 블루밸리단지 조성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바탕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올라서는 기반을 구축했다.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은 "고인께서는 포항 대구 간 고속도로 개설 등 인프라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큰일 많이 하셨기에 좋은 곳에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주영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은 "당시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지역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었다. 요즘은 이런 정치인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라며 "빈소를 찾아 추모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지역의 정치·경제 발전을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이 전 부의장의 별세 소식에 큰 슬픔과 아쉬움을 느낀다"며 "그분은 단순한 정치인의 역할을 넘어 포항을 사랑한 한 사람으로 우리의 삶과 지역발전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항시민의 마음을 모아 깊은 애도를 표하며, 지역과 국가를 위한 업적을 오래도록 기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시민장을 추진코자 했으나,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장으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아내 최신자씨와 자녀 지형·성은·지은 씨, 사위 구본천·오정석씨 등이 있다. 이 전 부의장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6일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전준혁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