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테리아 심풀'의 대표 메뉴 '뼈등심 스테이크' |
'오스테리아 심풀(Osteria Simfull)'의 주소를 검색하면 한적한 구도심의 골목이 나온다. 대구 중구 대안동 노포로 빼곡한 골목 사이에서 '힙한' 입구를 볼 수 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유럽풍 콘셉트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오래된 주택을 세련되게 손본 것이다. 통유리로 좁은 공간을 답답하지 않게 꾸몄다.
입구와 식당 안 선반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주방은 개방형으로, 요리 연구가의 쿠킹 스튜디오 같기도 했다. 오스테리아 심풀은 레스토랑보다는 안주에 특화된 와인과 맥주 비스트로에 가깝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뼈등심 스테이크'다. 갈비뼈가 남아 있고, 등갈비살에서 등심까지 이어져 있는 돼지고기 뼈등심은 쫄깃하면서 감칠맛과 고기 향이 진하다. 익힌 고기를 입에 넣고 씹으면 근육 속에 녹아 있던 지방의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살코기의 감칠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원천이다. 흐물거리지 않고 탱탱한 식감도 지방이라 믿기지 않는다. 그동안 먹었던 돼지고기는 뭐였나 싶을 만큼 다르다.
멜란자네와 소프트쉘 크랩 리소프리토, 오이스터 엔초비 오일 파스타, 새우 투움바 파스타, 문어 먹물 리소토, 슈바인슈니첼 등 나머지 메뉴도 별미다. 미각과 후각의 경계를 자극하는 맛의 밀도를 느낄 수 있다. 맛집이라며 이곳에 데려간 일행 중 여성들에게 특히 만족감이 높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오스테리아 심풀은 이탈리안 요리를 몰라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가격도 저렴하니 가본 김에, 술에 취한 김에 모든 요리를 한 번씩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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