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부른 대규모 유상증자…이수페타시스 '올빼미 공시' 논란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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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1  |  수정 2024-11-11 14:33  |  발행일 2024-11-12 제12면
주가 폭락 부른 대규모 유상증자…이수페타시스 올빼미 공시 논란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월 22일 대구시와 고다층 인쇄회로기판 제조 제5공장 설립에 관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주가 폭락 부른 대규모 유상증자…이수페타시스 올빼미 공시 논란

반도체 핵심부품 PCB(초고다층 인쇄회로기판)를 생산하는 기업 <주>이수페타시스가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영향으로 주가 폭락을 직면했다. 시설투자 및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기업 인수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올빼미 공시'를 통한 주주 기만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 주식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2만4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21.89%나 폭락했다.
이수페타시스 주가 폭락을 부른 원인은 지난 8일 공시된 대규모 유상증자다. 시설 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확보를 위한 5천498억원(2천10만3천80주·주당 2만7천350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했다. 시가총액(2조80억원) 27.3%에 달하는 자금이다.

이수페타시스 측은 유상증자 계획과 관련해 "내년 이후 AI(인공지능) 가속기 등 전방산업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를 진행한다. 또한 PCB에 집중된 사업구조 다각화 차원에서 다양한 산업 핵심소재로 활용되기 시작한 CNT(탄소나노튜브) 사업 진출을 위해 '제이오(JEIO)'를 인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 가운데 2천500억원은 대구의 기존 공장 설비투자 및 제5공장 신설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나머지(2천998억원)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CNT 생산업체 제이오 인수(1천581억원) 및 제이오 성장 재원(1천417억원)으로 활용한다.
주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가 호재와 악재를 시차를 두고 나눠 공시해 주주들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일 오후 4시55분 신규시설 투자에 관련한 공시를 냈다. 대구시와 지난 8월 체결한 투자협약을 확정하는 내용이다. 이어서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오가 최대주주 강득주 대표이사 지분(575만주)을 이수페타시스에 양도하는 공시를 냈다. 이는 호재로 인식돼 시간외 주가가 소폭 올랐다.

그런데 시간외 매매까지 종료된 오후 6시44분부터 49분까지,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 등 4건의 공시를 연달아 냈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가치가 희석되고,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악재로 인식된다.

증권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 주주는 AI 기반 MLB 기판(고다층인쇄회로기판)의 고성장을 공유하기 위한 투자자이지, 2차전지 투자자가 아니다. 투자자 공감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목표 주가를 5만4천원에서 3만2천원으로 41% 낮췄다.

이어 "현재 캐즘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특히 제이오 주요 고객사는 이로 인한 영향에 장기 공급 계약이 취소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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