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조국, 대구서 같은 '맛집' 들렀던 두 정치인 '운명의 12일'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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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2  |  수정 2024-12-12 17:37  |  발행일 2024-12-13 제2면
2022년 윤 대통령·올해 조국 당 대표, 대구 한 유명 식당서 식사 '눈길'

대구 방문 당시 한 명은 대통령 취임 초반, 다른 한 명은 창당 초반 '인기'

12월 12일 한 명은 '계엄사태 대국민 담화', 다른 한 명은 '의원직 상실'
윤석열-조국, 대구서 같은 맛집 들렀던 두 정치인 운명의 12일
지난 2022년 5월, 대구에서 열린 세계가스총회 참석 후 점심식사를 위해 대구시내 한 유명 식당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노진실 기자

각자의 정치적 '화양연화'(花樣年華·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에 대구를 방문해 같은 맛집에 들렀던 두 정치인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운명의 날'을 맞았다.

두 사람은 같은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법률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을 지냈던 남다른 인연도 있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나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서 최대 위기에 처했고, 다른 한 사람은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아 수감을 앞두고 있다. 12일이 그들에겐 운명의 날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이야기다. 여러 의미에서 대한민국 정치사의 중요 인물이 될 두 사람은 대구 방문 당시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는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반이었던 2022년 5월, '대구세계가스총회' 개회식에 참석차 대구를 찾았다.

새 대통령에게 많은 국민들이 응원을 보내던 때였다. 윤 대통령은 당시 대구 중구의 한 유명 식당에 들러서 점심식사를 했다. 그 곳은 시민들이 많이 찾은 맛집이다.

식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식당 종업원 및 식사 중이던 시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식당 종업원들에겐 "요즘 입맛이 없었는 데, 맛있게 먹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당시 영남일보 취재진이 찍은 사진 속 윤 대통령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해 뒤 윤 대통령은 모두에게 많은 충격을 안긴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로 국민 앞에 섰다.

취임 당시의 기대가 크나큰 실망으로 바뀐 이 시기, 윤 대통령의 12일 대국민담화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결정적 한 순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엔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 표결이 예정돼 있다.

윤석열-조국, 대구서 같은 맛집 들렀던 두 정치인 운명의 12일
올해 3월, 대구 중구의 한 식당을 방문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시민들에게 꽃다발을 받고있다. 이 식당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찾기도 했다. 박지현 기자

올해 3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앞서 윤 대통령이 들렀던 대구 유명 식당을 찾아 식사를 했다.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대구를 찾은 조국 대표는 식당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윤 대통령은 맛집을 좋아한다"며 "최근 대통령이 '대파'를 송송 썰어 김치찌개를 만들며 봉사를 하더라. (이제) 그런 취미생활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로부터 몇 달 뒤인 12월 12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조 대표는 이번 판결 확정으로 의원직이 박탈됐고, 공직선거법과 국회법 등에 따라 향후 5년간 피선거권도 잃는다. 또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됐기 때문에 수형 생활도 해야 한다.

같은 날, 윤 대통령과 조 대표 관련 뉴스를 지켜 본 시민들의 모습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이날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한 40대 시민은 "두 사람 모두 대구에 왔을 때는 밝은 모습에 지지자도 많았는데, 같은 날 안 좋은 소식으로 뉴스를 접하게 돼 기분이 묘하다"라며 "특히, 윤 대통령이 던진 비상계엄 충격파는 정말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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