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맛집] 경주 '수정소반', 본연의 맛과 향…천연발효로 완성된 건강 밥상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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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31  |  수정 2025-01-31 09:12  |  발행일 2025-01-31 제17면
맛나게, 멋나게~
[경북 맛집] 경주 수정소반, 본연의 맛과 향…천연발효로 완성된 건강 밥상
경주 '수정소반'의 정식
맵고 짠맛은 혀에 '찡한' 자극을 준다. 그리고 혀끝에 남은 맛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중국에서 건너온 '마라(麻辣)'가 유행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특유의 아린 맛 때문에 재료의 맛은 감춰진다.

반면에 삼삼한 맛은 오묘한 힘이 있다.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간이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려준다. 경북 경주시 포석로에 위치한 '수정소반'에선 자극적인 향신료에 지친 혀를 달래주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수정소반의 반찬 가짓수는 20개에 이른다. 모두 제철 채소에 화학조미료가 없는 천연 발효 기술로 완성된 상차림이다. 흥미로운 건 반찬 하나 하나 간이 일정하고 입맛을 돋우는 색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점이다. 많고 많은 한식당에서 보기 드물어서 '보석 같은 음식'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 중에도 경북의 향토음식인 시금장과 콩잎김치는 특별하다. 시금장은 보리등겨가루로 메주를 만들고, 이를 다시 빻아 만든 메줏가루에 삭힌 풋고추와 말린 무, 소금 등을 넣고 삭혀 만든다. 단풍이 노랗게 든 콩잎을 따다가 소금물에 삭혀 양념을 바른 콩잎김치는 제피향이 은은하게 감돈다.

고기 반찬도 특별하다. 경주 한우를 넣은 시래기 불고기는 야들야들한 소고기와 부드러운 시래기가 조화를 이룬다.

디저트는 무설탕 쌀 요구르트다. 쌀과 누룩만 넣고 발효한 요구르트는 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천연 당 때문에 부드럽다. 때문에 식당을 나설 때쯤 입안에 남는 맛이 없어서 깔끔하다.

'수정소반'은 전국 각지에서 열린 전통음식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맛집이다. 보석 같은 반찬은 온라인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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