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태균씨 측이 20일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현역이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김상민 검사를 위해 지역구를 양보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현역이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김상민 검사의 당선을 지원해 주면,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대표 수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20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김 여사가 지난해 2월 18일쯤 텔레그램으로 김 전 의원과 김해 출마 문제를 논의한 뒤 전화 통화로 이같이 말했다는 명씨의 주장을 언론에 전했다. 남 변호사는 명씨가 김 여사로부터 김 전 의원과의 텔레그램 메시지와 통화 내용도 전달받았다고했다.
명씨 측은 김 여사의 연락을 받은 김 전 의원이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지난 대선 때 내가 얼마나 죽을 힘을 다해 도왔는데. 자기 사람 공천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거기에 더해 나보고 그 사람을 도우라고 하다니. 나는 밸도 없나"라고 분노했다고도 전했다.
현재 검찰은 김 여사가 지난해 2월 18일 김 전 의원에게 세 차례 전화한 사실을 확인해 경위 등을 수사 중인데, 당일 통화에서 김 전 검사를 돕는 대가로 장관직을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당일 밤 의창 출마를 포기하고 김해 갑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명씨 측은 앞서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상민 검사가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며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는 통화 복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전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이던 지난 2023년 12월 사직서를 내고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 신분으로 의창 선거구에 도전장을 냈으나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여권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여권 관계자는 “명씨가 변호인을 통해 며칠째 허황된 사실을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가짜뉴스에 더 이상 국민들이 속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이 영부인을 끌어들이고, 명태균 특검법까지 발의해 탄핵 심판에 악영향을 미치고자 의도적으로 여론 악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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