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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국민의힘이 극우 본색을 드러내며 형식적 보수 역할조차 포기한 현 상황에서 민주당의 중도보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중도정당"이라며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에도 이 대표가 '우클릭'을 멈추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이 대표는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정체성 공방'에 대해 "진보와 보수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라며 "서구 선진국 기준에 의하면 김대중, 문재인, 이해찬 등의 지적처럼 민주당은 보수 정당이거나 그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보수를 참칭하던 수구정당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광훈을 끌어안고 극우 본색을 드러내며 겉치레 보수 역할마저 버리고 극우범죄정당의 길로 떠났다"며 "나라를 망치고 수천 명 국민을 살상해서라도 영구집권용 군정을 시도한 내란수괴의 탄핵을 반대하고 법원을 무력침탈한 헌정파괴 세력을 비호하는 게 보수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경제, 파괴된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민주당은 물론 민주공화제를 옹호하는 대다수 국민의 최대과제"라며 "실용적 대중정당으로서 좌우나 네편 내편 가릴 것 없이 국리민복에 필요한 일을 잘 해내면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헌정회복, 법치수호, 성장회복 같은 국민의힘이 버리고 떠난 보수의 책임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 민주당이 우클릭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극우 클릭으로 세상이 변해 민주당이 주력할 선순위 과제가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몸은 좌파이면서 입으로만 보수를 외친다고 보수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이종배 부대변인은 앞서 이 대표가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 '1천억원 자산가의 상속세를 왜 100억원이나 깎아줘야 하느냐'고 물은 것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진정으로 보수주의자가 되고 싶으면 일자리는 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기초 상식부터 공부하라"며 "야당 대표가 직접 여당 좌표 찍기에 나섰을 뿐 아니라 뻔뻔하기 그지없는 국민을 기만하는데도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우리나라 최고 상속세율은 경영 프리미엄까지 붙여 60%, 선진국 어떤 나라보다도 높다"며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면 40%만 남는다. 이런 나라에서 기업이 존속되고 일자리가 마음 놓고 창출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경제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 중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이는 없다. 기업과 일자리가 국리민복의 핵심이기 때문"이라며 "상속세 인하에 민주당 의원들까지 심정적으로 찬성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초부자 감세 운운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느닷없이 경제 성장을 외치다가 이제 와서는 또 기업을 못 살게 하는 1천억 자산가 상속세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꼬집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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